소아 감기약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엄마들 발 '동동'

김경애 / 2023-06-07 15:35:12
흡입형 기관지약 풀미칸·풀미코트 품귀
OTC는 인지도 높은 품목 품절 잦아
원료의약품 국산화 관심…업계 반응은 싸늘
경기 안산시에 사는 A 씨는 요새 자녀에게 먹일 특정 기침약을 구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다. 아이가 아플 때마다 처방 받았는데 최근 '약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

주변 약국들을 수소문했지만 허사였다. 그는 "동일 성분 약들도 일제히 품절이라고 한다. 약 하나 구하기가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7일 약국가에 따르면 네뷸라이저로 불리는 흡입형 소아 기관지약 '풀미칸(성분명: 미분화 부데소니드)' 재고가 바닥난 약국이 여럿이다. 전국 곳곳에서 소아 감기약 품귀 현상이 일어나면서 부모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대체 조제도 어렵다. 풀미칸과 동일한 성분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풀미코트'와 대한약품공업 '부데코트'의 공급도 마찬가지로 달려서다. 소비자들이 약을 찾아 헤매는 사태가 빚어질 지경이다.

한 소비자는 "아기 호흡이 힘든 것 같아 풀미칸 처방을 받아왔지만 좀처럼 약을 구할 수 없었다. 인근 약국들에 전부 전화를 돌렸으나 허탕을 쳤다"며 허탈해했다.

약이 없다는 이유로 GSK 기관지약 '벤토린 네뷸(성분명: 살부타몰)'을 처방받은 소비자도 있다. 그는 "듣기로 7월까지 생산이 불가하다는데, 병원에선 풀미칸과 벤토린을 같이 쓰라고만 한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코로나19 기간 병의원 방문이 줄었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을 인지해 본사에서는 제조라인을 증대, 생산량을 최대한으로 늘려왔다. 이처럼 기존 대비 공급을 훨씬 더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현 급증하는 독감·감기 수요가 기존 공급량을 따라가지 못해 품절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국가 모두 동일하게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다른 나라 대비 우리나라 공급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건일제약 '풀미칸 분무용 현탁액'. [건일제약 홈페이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소아 해열진통제도 여전히 공급 혼선을 겪고 있다.

대표 가정상비약으로 꼽히는 어린이 종합감기약 동아제약 '챔프시럽'과 대원제약 '콜대원키즈펜시럽'이 각각 지난 4월과 지난달 갈변과 상분리 현상으로 사용 중지 결정을 받아 한국존슨앤드존슨 '어린이 타이레놀' 수요가 급증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시장 품귀로 이어졌다. 삼일제약 '부루펜(성분명: 이부프로펜)', 한미약품 '맥시부펜(성분명: 덱시부프로펜)' 등 대안이 있으나 성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

소아 감기약 품귀 현상의 원인으로는 우선 원료의약품에 대한 높은 수입 의존도가 거론된다. 환율과 원료값 상승, 현지 물류대란 등으로 원료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완제의약품 생산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이다.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비례대표)은 지난해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지난 5년간 평균 27.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중국·인도·일본 3국에 대한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는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낮은 약가도 한몫한다. 제약사들은 지나치게 낮은 약가로 원가 보전이 힘들다고 토로한다. 품절이 워낙 잦아 '슈도의 난'이라는 별칭까지 만들어진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삼일제약 코막힘약 '슈다페드'의 1정 기준 건강보험 약가는 23원이다. 원가 보전도 힘든 만큼 제약사들은 열심히 생산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원료의약품 국산화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제약업계가 저조한 반응이다. 경쟁 국가들 대비 원료의약품 단가가 높아 수출이 원활하지 않는 것이 첫째, 국내의 경우 시장이 크지 않다는 게 둘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제품화에 따른 약가 우대, 생산설비 투자 지원 등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 지원책이 현재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돈을 더 내고서라도 국내산 원료로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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