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홀딩스·종근당 준수율 46.7%…절반도 못 지켜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지난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극과 극'으로 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핵심지표 15개 중 13개를 지키며 90%에 가까운 준수율을 보였지만 종근당과 JW홀딩스는 절반도 채 지키지 않았다.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기업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주주 4개 항목, 이사회 6개 항목, 감사기구 5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자산이 1조 원을 넘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은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의무로 공시하고 있다. 단 핵심지표 이행은 권고일뿐 강제되지 않는다.
1일 제약·바이오 관련 상장법인 16곳이 공시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살펴본 결과 15개 항목 중 평균 9.6개(64.2%)를 지킨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에 비해 1.4개(9.6%포인트) 늘었다.
주주 부문은 4개 지표 중 평균 2.7개(67.2%), 이사회 부문은 6개 지표 중 평균 2.7개(44.8%), 감사기구 부문은 5개 지표 중 평균 4.3개(85%)를 준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개 지표를 지키며 제약바이오사 16곳 중 가장 높은 준수율을 기록했다. 중장기 배당 정책을 지난해 1월 24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들에게 통지하면서 주주 부문 준수 건수가 2021년 대비 1건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키지 않은 2개 지표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와 '집중투표제 채택'이다. 회사 측은 "존림 대표이사 사장이 별도 선임사외이사를 대신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며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않지만 소수 주주 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했다.
집중투표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제약바이오사 16곳 모두가 이행하지 않았다.
이 제도는 기업이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1주당 1의결권이 아닌 1주에 대해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투표 방식이다. 소수 주주들이 대기업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외부 자본이 기업 경영권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대다수 기업이 채택하고 있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가 있어 이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유한양행과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각 12개 지표를 준수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뒤를 이었다. 유한양행은 준수건수가 전년과 동일했고,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주주 부문이 1개 줄면서 전체 준수건수가 감소했다.
주주총회 4주 전에 개최를 알려야 하지만 자회사 결산, 외부감사 일정 등으로 2주 전 소집을 통지한 것이 준수율 하락의 원인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측은 "향후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해 기업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종근당과 종근당홀딩스, GC녹십자홀딩스, JW홀딩스 4곳의 준수율은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JW홀딩스와 종근당의 준수율이 가장 낮았다. 15개 지표 중 7개를 지키며 46.7%를 각각 기록했다.
현재 JW홀딩스는 사내에 명문화된 배당 정책과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등을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 이경하 대표이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 중이며 집중투표제와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감사위원회 지원 조직을 보유하지만 경영진이 배제되진 않았다. 내부감사기구는 또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는 외부감사인과의 회의가 권고되지만 반기별로 회의가 열렸고 최지우 CFO(최고재무관리자)가 참석했다.
JW홀딩스 전체 준수 건수는 전년과 동일했고 종근당은 2개 늘었다. 주주 부문은 3개 늘었는데 이사회 부문이 1개 줄었다.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와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를 준수했다. 하지만 2021년과 달리 '기업가치 훼손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 방지 정책 수립'을 이행하지 않음으로 기재했다.
종근당 측은 "엄격한 내부통제와 인사규정, 윤리규정 등을 통해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를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는 상장사가 기업 지배구조 핵심지표 이행 여부를 공시하고, 준수하지 못할 경우 그 사유를 설명하도록 해 자율적으로 경영 투명성을 개선하게끔 유도하는 제도다. 2017년 3월 한국거래소 자율공시로 최초 도입됐다. 2019년엔 자산 2조 원 이상, 2022년에는 자산 1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들에 공시 의무가 부여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 한미사이언스, 한국콜마홀딩스, 대웅, 종근당홀딩스, JW홀딩스 6곳은 자산이 1조 원 미만이다. 공시 대상이 아니지만 자율적으로 보고서를 공시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하려 했다.
오는 2024년에는 자산 5000억 원 이상으로, 2026년에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공시 대상이 확대된다. 업체들은 "정보 공개의 투명성과 의사결정 주체의 독립성, 이사회 내 견제·균형 등 건전하고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지속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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