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복제약 개발 뛰어드는 제약사들…특허 분쟁 '변수'

김경애 / 2023-05-25 15:07:20
삼천당제약 이어 국제약품도 생동성 시험 승인
연 매출 1000억 대형 품목, 특허 회피 심판 수백 건
국내 제약사들이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복제약(제네릭) 개발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특허 회피 심판 청구가 줄을 잇는 가운데 생동성 시험(생물학적 동등성 시험)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생동성 시험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으로 만든 복제약의 동등한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생체 시험이다.

복제약 업체들은 오리지널약의 특허권 만료에 대비해 특허 회피를 위한 심판을 청구하고 생동성 시험으로 복제약을 미리 개발한 후 품목허가를 받아놓는다. 특허 빗장이 풀림과 동시에 복제약을 선보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전날 케이캡 50mg에 대한 'KJD23-01'의 생동성 시험을 승인받았다.

복제약 개발이 가장 빨랐던 삼천당제약이 지난 2일 케이캡 50mg에 대한 '에스캡정 50mg'의 생동성 시험을 승인받은데 이어 국제약품도 승인을 얻은 것이다. 

케이캡은 2019년 3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아 국내에 출시된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의 처방액은 출시 첫해 304억 원에서 2020년 771억 원, 2021년 1107억 원, 지난해 1321억 원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 HK이노엔 케이캡. [HK이노엔 제공]

P-CAB은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대세였던 PPI(프로톤펌프억제제) 제제의 단점을 개선한 차세대 약물이다. 약효 지속시간이 길고 효과 발현이 빨라 선호된다. 식전·식후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다.

복제약 업체들은 케이캡 생동성 시험에 앞서 특허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12월 80개 업체가 결정형 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은 청구인이 자신의 상표 사용이 등록 상표의 권리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받기 위해 요청하는 심판이다. 청구된 특허회피 심판은 200건이 넘는다. 지난 2월엔 60곳이 넘는 업체가 물질 특허에 도전했다.

케이캡은 2031년 8월 만료되는 물질 특허와 2036년 3월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로 보호되고 있다. 물질 특허란 의약품 성분에 대한 특허, 결정형 특허는 말 그대로 결정(약을 이루는 원자들의 패턴)에 대한 특허를 의미한다. 특허 회피에 성공할 경우 특허 만료 전에 복제약을 출시할 수 있다. 

제약사들이 여러 건의 심판을 유사한 시기에 청구하는 까닭은 9개월의 우선판매권리(우판권)를 획득하기 위해서다. 우판권은 심판에서 승소해 복제약 출시를 앞당긴 최초 허가 업체에 9개월간의 독점 판매 기회를 주는 제도다.

결정형 특허는 통상 오리지널과 다른 결정형만 사용하면 회피가 인정되는 데 반해 물질 특허는 까다롭다. 복제약 업체들은 케이캡이 보유한 5개 적응증 가운데 물질특허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위궤양 치료와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 분쟁 없이 복제약을 우선 출시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위임형 제네릭'이 있다. 위임형 제네릭은 특허 기간 중 다른 제약사와 계약을 체결해 직접 또는 위탁생산한 복제약을 일컫는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대표 제품으로 케이캡이 자리 잡은 만큼 이 시장에 대한 업계 관심이 뜨거운 듯싶다"며 "케이캡의 특허 방어를 위해 구사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경애

김경애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