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3만원 시대' 연 교촌치킨 할인이벤트 왜 비난받나

김기성 / 2023-05-21 14:04:36
소비자를 외면하고 사회적 책임 무시하는 치킨 맏형
가격 인상의 총대를 메고 배달비를 처음 도입한 교촌
권원강 회장, 거액 배당으로 자기 주머니 채워 비난
치킨값을 한꺼번에 최대 3000원을 올려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은 교촌치킨이 할인판매에 나섰다. 자사 앱을 통해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교촌치킨 멤버십 회원 등급에 따라 최대 4000원의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신규 고객에게는 2000원, VIP 등급은 3000원, KING 등급 고객에게는 4000원 쿠폰을 지급한다. 이 할인행사는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 서울시내 한 교촌치킨 매장 전경. [뉴시스]

또 배달의 민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교촌 오리지날 한 마리를 포함해 대표 메뉴 4종류에 대해 3000원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이들 메뉴의 가격을 3000원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인상 전 가격으로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교촌 지난달 가격 인상 이후 불매 운동까지 일어나

이러한 할인행사에 대해 교촌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하고 있는 소비를 되살리고 충성 고객에 대한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달 가격 인상 이후 급격히 악화한 고객심리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만큼 지난달 교촌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 준 충격이 컸다. 한꺼번에 대표 메뉴의 가격을 3000원이나 올린 것은 치킨 업계에서도 전례가 없는 큰 인상 폭이었다. 또 정부가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을 올리면서 원성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서는 '교촌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교촌, 가격 인상 주도했고 배달비도 처음 도입

이번 인상은 과거 교촌이 가격 인상의 총대를 메온 전력까지 상기시키면서 불만을 더욱 커졌다. 작년 치킨값 인상도 교촌이 주도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교촌은 2021년 11월 치킨 업계에서 처음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주요 메뉴는 1000원씩, 부분육 제품은 2000원씩 가격을 올리면서 평균 가격을 8.1% 올렸다. 그러자 BBQ와 bhc도 뒤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이른바 '치킨플레이션(치킨+인플레이션)'의 논란을 가져왔다.

배달비 인상에도 교촌이 앞서갔다. 2018년 이전만 하더라도 치킨에는 '배달비'가 없었다. 1만5000원짜리 치킨은 매장에서도 1만5000원, 배달시켜도 1만5000원이었다. 그런데 교촌이 2018년 치킨 업계 최초로 배달비 2000원을 소비자에게 받아내기 시작했다. 당연히 다른 치킨 업체도 배달비 유료화에 나섰다. 그리고 2021년 7월에는 치킨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배달비를 1000원 인상하기도 했다.

권 회장, 3년 만에 복귀 첫 작품이 가격 인상

전문가들은 교촌의 가격 인상이 시점과 방법에서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인상 시점을 보면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가격 인상이 단행됐다. 권 회장은 2019년 친인척 직원의 갑질 논란으로 사퇴했다가 책임경영을 내세우며 지난해 말 전격 복귀했다. 그런데 복귀 첫 작품이 가격 인상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권 회장은 작년에 교촌의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90% 가까이 줄어들고 업계 1위 자리를 bhc에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34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의 주머니를 털어 영업실적을 올리겠다면서 정작 자신의 주머니는 채우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소비자 외면하고 사회적 책임 무시하는 기업 비난받아

가격 인상의 폭도 소비자들의 저항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대표 메뉴의 가격을 3000원씩 올리면서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 원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치킨 한 마리 3만 원 시대'를 열었다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서면서 반발을 사게 됐다.

또 기업이 가격을 올릴 때는 신메뉴를 출시하거나 아니면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세심한 전략을 펴야 함에도 교촌은 아무런 고민 없이 불쑥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를 외면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줬다. 더구나 물가인상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면서 정부가 나서서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하는데도 가격을 올렸다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이라는 인상을 남기게 된 것이다. 

업계 1위 자리 내주고 주가는 최고가 대비 80% 하락

교촌은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10년 넘게 지켜온 업계 1위 자리도 빼앗겼고 주가도 최고치에 비해 80%가량 하락했다. 여기에다가 지난달 가격 인상으로 브랜드 이미지마저 추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시적인 할인행사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또 실수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어려울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교촌은 권원강 회장이 경북 구미의 아파트 상가에서 시작한 동네 통닭집이 그 시작이다. 권 회장은 트럭을 몰며 채소장사를 했고 그 이후 인도네시아 건설 현장에 갔다가 갑상선 질환에 걸려 돌아와서는 5년 동안 택시기사로 일했다. 그리고 택시면허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교촌 통닭을 차렸다. 누구보다 소비자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는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무엇이 소비자를 화나게 했는지 가장 잘 알 것이고 거기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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