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보다 경제적이라더니…CSO 활용 제약사들 수익성 '퇴보'

김경애 / 2023-05-17 17:10:54
경동제약·삼성제약·일성신약 1분기 영업적자 기록
CSO 등 지급수수료 급증이 수익성 악화 원인
의약품 영업대행업체 'CSO'를 활용하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올 1분기 매출을 소폭 늘렸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CSO에 의약품 판매를 위탁하는 건 영업사원 인건비 등을 절감해 이익 증대를 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몇몇 제약사들은 이익이 거꾸로 감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과 알리코제약, 명문제약, 경동제약, 일성신약, 삼성제약 6곳의 올 1분기 합산 매출은 204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6%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49억 원 적자를 나타냈다. 

경동제약 1분기 매출은 375억 원으로 20.4% 줄었고 영업손익은 41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익이 1년 새 100억 원 가까이 급감했다. 이는 올해부터 자체 영업조직을 줄이고 CSO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급수수료가 크게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 재무제표에서 판매관리비에 포함되는 지급수수료는 제공받은 서비스에 대해 지불하는 비용을 포함한다. CSO 수수료는 통상 이 계정으로 처리된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경동제약은 영업인력 250여 명 중 180여 명을 CSO로 전환했다. CSO 이직을 희망하지 않는 70여 명은 영업부에 존속했다. 이로 인해 지급수수료가 지난해 1분기 7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43억 원으로 20배 급증했다.


CSO는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는 있지만,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점이 리스크다. 통상 제약사들은 CSO 수수료로 의약품 처방액의 35~50%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제약도 적자 탈출을 위해 CSO 전환을 채택했지만 높은 수수료율 탓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삼성제약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56억 원으로 전년 동기(-4억 원)보다 적자폭이 훨씬 커졌다. 역시 CSO 전환 후 지급수수료가 늘어난 게 주 원인으로 지적된다. 같은 기간 지급수수료는 88억 원으로 33.4%(22억 원), 연구개발비는 20억 원으로 514%(17억 원) 늘었다.

일성신약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1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지급수수료는 29억 원으로 30.8% 늘었다. 

▲ 경동제약 사옥 전경. [경동제약 제공]

제약업계 관계자는 "2021년 7월 제네릭 난립 방지를 위한 1+3 공동생동 제한법이 시행되면서 위탁 방식으로 생산 중인 제품의 제조원을 자사로 전환하기 위한 생동성시험 건수가 크게 증가해 임상 비용이 늘어난 것도 이들 제약사의 수익성 악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1+3 공동생동 제한법은 제약사가 제네릭 의약품과 자료제출의약품 출시를 허가받을 때 생동성 시험 자료나 임상자료와 동일한 자료를 이용, 허가받을 수 있는 품목을 3개로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이다. 제약사에서 자체적으로 생동성 임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제약사들은 하나의 생동성 임상으로 제네릭 원개발사 외 3개 회사까지 총 4개 회사 제품만 허가받을 수 있게 됐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CSO 전환이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영업과 생산뿐 아니라 수탁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CSO에 주는 영업대행 수수료율이 과거 30대에서 50% 가까이 상승하고 있지만 인건비 절감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이를 크게 상회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SO 전환으로 비용을 절감한 제약업체들은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명문제약은 매 분기 적자행진을 이어오다 2020년 10월 CSO 체제로 전환, 이듬해 1분기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명문제약의 2020년 4분기 지급수수료는 당시 77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배 넘게 상승했지만, 결국 인건비 절감 효과가 더 컸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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