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무배당…"대주주가 주식 싸게 사려는 목적일 수도" 니트의류 전문 수출업체이자 온라인쇼핑몰 탑텐몰을 운영하는 신성통상 주가가 최근 석연찮은 움직임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등 호실적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는 곤두박질쳐서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작전 세력이 일부러 주가를 떨어뜨리는 듯하다", "대주주가 상장폐지를 노리는 것 아니냐" 등의 의혹이 제기된다.
3일 신성통상은 전일 대비 0.46% 오른 21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지난해부터 신성통상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지난해 초 3800원대를 오르내리던 주가가 요새는 2000~2100원대로 주저앉았다. 올들어 코스피가 11.8% 오르는 사이 신성통상 주가는 2.5% 떨어졌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실적은 매우 좋다는 점이다. 신성통상은 2022회계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 영업이익 1399억 원, 매출 1조4658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각각 전년 대비 88.3%, 22.2%씩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88억 원에서 767억 원으로 166.1% 폭증했다.
2023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 상반기 실적도 우수하다.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873억 원)은 10.5%, 매출(8318억 원)은 11.9% 증가했다.
실적이 좋음에도 신성통상 주가는 회복은커녕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신성통상 주가는 작년 중반쯤부터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 A 씨는 "아무래도 작전세력이 개입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신성통상 주식은 모회사인 가나안과 오너인 염태순 회장 등 대주주들이 77.7%(2022년 12월 말 기준)를 점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통주식 비율이 약 20% 수준에 불과하단 뜻이다. 유통물량이 적을수록 작전세력이 장난질을 치기 쉽다.
강 대표는 "내부 정보에 정통한 사람만이 접근 가능한 주식 종류일 가능성이 높다"며 "신성통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작전세력은 보통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린 뒤 기업가치 이상으로 뛴 주식을 개인투자자들에게 떠넘기고 튀는 수법을 쓴다. 그런데 신성통상 주가는 반대로 불가사의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누군가가 일부러 신성통상 주가를 떨구고 있다면, 그 목적은 뭘까.
A 씨는 "이미 신성통상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대주주가 일부러 주가를 낮추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가 싼값에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더 높임으로써 상장폐지를 꾀한다는 소문까지 돈다"고 덧붙였다.
신성통상은 현재 코스피에 상장돼 있는데, 대주주 지분율이 95%를 넘을 경우 규정에 따라 자동으로 상장폐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상장폐지를 원한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최근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처럼 의외로 종종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건 시장에서 자금을 모으기 위함이다. 대신 자사에 대한 정보를 다수 공개하고 관련 규정을 지켜야 한다. 거꾸로 말해 시장에서 자금을 모을 필요가 없는 기업은 각종 규제에 시달려가며 굳이 상장할 필요가 없다. 그보다 이익을 독차지하는 게 대주주 입장에서 더 바람직할 것이다.
신성통상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이 '상장폐지 전초작업'일 수 있다는 근거로 계속되는 무배당과 대주주의 지분율 상승을 꼽는다.
신성통상은 상당한 이익을 올리면서도 배당이 없다. 2014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부터 2022회계연도까지 9년째 무배당 행진이다.
가나안이 매년 꾸준히 40~50억 원 가량씩 배당하는 것과 대비된다. 가나안은 2022회계연도에는 200억 넘게 배당하기도 했다. 가나안은 비상장기업이고 염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사실상 100% 지배하고 있다. 오너 일가는 가나안을 통해 꾸준히 배당받고 있으나 소액주주들은 제외된 셈이다.
무배당 정책은 신성통상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또 주가가 낮게 억눌러진 사이 대주주들은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2020년 6월 말 기준 신성통상 대주주들의 지분율은 67.9%였다. 2021년 6월 말에는 71.9%, 2022년 6월 말에는 77.5%로 갈수록 확대 추세다.
A 씨는 "되도록 적은 부담으로 대주주 지분율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주가를 억누르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도 "상장폐지를 하려면 공개매수 절차가 필수인데, 대주주 입장에서는 되도록 싼 값에 사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김명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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