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메밀·한우 사용해도 원재료가는 5천원 미만
가격에 걸맞은 서비스와 위생, 세무 책무 감시 필요 외식 전문업체 ㈜벽제가 운영하는 유명 냉면집 봉피양이 지난달 20일 냉면값을 1000원 올렸다. 평양냉면(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가격을 종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6.7% 인상했다. 지난해 가격을 1000원 올린 데 이어 2년 연속 인상한 것이다. 면을 '메밀 100%'로 주문하면 2000원이 추가돼 냉면 한 그릇의 가격이 무려 1만8000원이다. 여기에다가 고객들이 즐겨 찾는 사이드 메뉴인 만두 세 알(6000원)을 추가하면 2만4000원에 달한다. 두 사람이 만두 세 알에 각각 냉면 한 그릇을 주문하면 합계 4만2000원, 1인 당 한 끼 가격은 2만1000원으로 2만 원을 넘게 된다.
가격을 올린 곳은 봉피양만이 아니다. 올해 초 서울 충무로의 필동면옥도 냉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올렸다. 을밀대 역시 물냉면과 비빔냉면 가격을 2년 만에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000원 인상했다. 우래옥 평양냉면은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그동안 꾸준히 가격을 올려 1만5000원 안팎에 달한다. 만두와 같은 간단한 사이드 메뉴 하나만 추가해도 1인당 가격이 2만 원을 넘기는 수준에 달한 것이다.
유명 식당 냉면값 인상 이후 칼국수, 짜장면도 동반 상승
유명 냉면 가게의 가격 인상은 다른 냉면 집은 물론 면류 식당의 가격 인상을 선도하는 효과가 있다. 한껏 비싸진 유명 식당의 음식값을 보면 다른 일반 식당이 가격을 올려도 저항감이 덜해지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유명 냉면집들이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이후 2021년 이후 면류 가격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냉면의 평균 가격은 2021년 9000원에서 1만692원으로 올라 2년 만에 18.8%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칼국수는 7308원에서 8731원으로 19.4% 올랐고 짜장면은 5346원에서 6723원으로 무려 25.7%가 올랐다.
원재료 가격 올랐다지만 면류의 원가 비중은 낮은 편
이러한 가격 인상에 대해 업소들은 메밀가루와 밀가루 가격의 상승, 그리고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원재료나 인건비 상승이 부담된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상승률이 합당한지는 따져봐야 한다.
외식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장사만 잘되면 가장 많이 남는 장사가 국수(면류) 장사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원가 비중이 낮다는 얘기다. 그래서 산더미 냉면, 산더미 칼국수 식으로 음식의 양으로 손님을 끄는 가게가 많은 것이 바로 면류 식당들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빌리면 유명 식당의 냉면의 경우 100% 국산 메밀에 투플러스(1++) 등급의 한우를 사용해도 냉면 한 그릇의 원재료 가격은 5000원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급 호텔급 가격에 합당한 위생과 서비스, 세무적 책무 지켜져야
물론 이 글에서 냉면의 원가를 따져 소비자 가격이 싸다, 비싸다를 따질 생각은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비싸게 팔아도 고객이 찾는다면 그것은 해당 식당의 영업 방침일 뿐이다. 가격을 두고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한 끼에 2만 원에 육박하는 음식 가격이라면 사실 고급 호텔급 수준이다. 그에 합당한 위생은 지켜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 이런 식당은 사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부류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가게들이다. 봉피양을 운영하는 ㈜벽제만해도 종업원이 400명에 이르는 기업이다. 기업으로서의 세무나 종업원 복지 책임도 철저하게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가격을 올리는 것은 해당 식당의 재량권에 속하는 것이지만 가격에 걸맞은 위생과 서비스, 세무책임과 같은 사회적 책무를 잘 지키고 있는지는 행정당국이 분명히 짚어야 하는 부분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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