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브라더스 반격 본격화…바디프랜드 갈등 장기화하나

탐사보도부 / 2023-03-31 13:17:14
바디프랜드 경영권, 지난해 한앤-스톤브리짓이 공동 인수
스톤브릿지 "한앤 경영진 배임·횡령 심각"…경영 배제 결정
한앤, 보도자료에서 "스톤 공격 도 지나쳐 본격 대응" 밝혀
한주희·강웅철 대리전 지적도…실적 악화, 갈등 근본 이유
헬스케어 기업 '바디프랜드' 경영권 다툼이 자칫 장기화할 조짐이다. 공동 위탁운영사(GP)에서 배제된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브라더스'(이하 한앤)가 오랜 침묵을 깨고 반격에 나섬에 따라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 마련된 'CES 2023' 바디프랜드 전시관에 많은 참관객이 몰려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제공]

한앤은 지난 30일 밤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바디프랜드 기업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최대한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했지만 스톤브릿지와 바디프랜드 일부 이사의 행위가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판단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무엇이 진실인지 명백하게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간 바디프랜드 회사 경영은 사모펀드 운영사인 한앤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이하 스톤브릿지)이 함께 맡아왔다. 경영권을 놓고 사모펀드 운영사간 갈등을 벌이는 것은 국내 자본시장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이러한 GP간 대립은 LP(출자사)를 포함해 사모펀드 전체의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소송 장기화가 기관투자자로 구성된 LP들의 EOD(기한이익상실)로 이어질 경우 문제가 더 꼬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앤과 스톤브릿지는 지난해 7월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를 통해 사모펀드 운영사인 VIG파트너스로부터 바디프랜드 지분 46.3%를 샀다.

회사 지분을 사는 데 들어간 돈은 4100억 원이다. 블라인드펀드로부터 600억 원, 프로젝트펀드로부터는 1500억 원을 조달했다. 나머지 돈은 NH농협은행과 KDB산업은행 등이 댔다.

▲ 바디프랜드의 신제품 안마의자 '팬텀 로보'. [바디프랜드 제공]

한앤과 스톤브릿지가 회사 인수를 위해 만든 프로젝트펀드는 퀀텀제1호, 2호, 3호 3개다. 이중 퀀텀제1호는 한앤이 독자적으로, 2호와 3호는 한앤과 스톤브릿지가 공동으로 만들었다. 또 프로젝트펀드에는 IBK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캐피탈과 하림, OK캐피탈, F&F 등이 자금을 댔다.

하지만 지난 2월 스톤브릿지가 한앤측 경영진의 배임, 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 알력이 시작됐다. 스톤은 지난 3월10일 이사회를 열고 4월 중 열릴 정기주총에 한앤 허명지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어 투자자총회를 개최해 공동 GP에서 한앤을 뺐다.

한앤은 "우리가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의 모든 법적 권한을 상실한 것처럼 알려졌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현재 허 대표는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 공동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앤브라더스는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의 지분 21.4%를 보유한 퀀텀 제1호 사모펀드의 단독 GP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4월 중 열리는 정기주총이 양측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갈등 주체는 한앤과 스톤브릿지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선 이번 대립을 한앤 대주주인 한주희 회장과 바디프랜드 강웅철 사내이사의 대리전으로 본다. 강 이사는 현재 2대 주주로서 지분 38.77%를 보유한 창업주 조경희 전 회장 사위다.

초기 한앤이 GP에서 해임됐을 때 바디프랜드와 스톤브릿지는 한 회장의 부도덕성을 공론화했다. 한 회장이 별도 협의 없이 외부에 '회장'이라는 직함을 쓰고 다녔으며 고액의 연봉도 타갔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출장비나 법인 차량 리스 문제도 제기됐다. 일부 매체를 통해선 한 회장의 불미스런 과거 이력이 불거졌다. 한앤측 관계자는 31일 "모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경영권을 뺏기 위해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이 담긴 문서를 작성하고 출자자들의 회유 및 설득한 스톤브릿지와 바디프랜드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 지난해 10월22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준법경영 선언식. [바디프랜드 제공]

반격에 나선 한앤은 강 이사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앤은 "회사가 파견한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무보수로 활동하면서 오너 일가의 전횡으로 비정상적으로 경영되고 있던 관행을 하나하나 정상화시키자 강 이사는 그동안 자행해왔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강 이사는 이사회 부의장으로서 역할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관련업계는 이번 대립의 근본적인 이유를 곤두박질하는 회사 실적에서 찾는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1.3%, 당기순이익은 -23.6%, 영업이익은 -48.0%로 주저앉았다. 그 사이 국내 안마시장 1위 자리는 경쟁사인 세라젬에 내줬다. 

회사 안팎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실적도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심각한 실적 악화를 놓고 경영진 간 책임소지가 불거진 상황에서 강 이사가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앤이 경영을 책임진 뒤 회사를 떠났던 강 이사 측근들이 최근 속속 복귀하고 있다.

양측간 대립을 바라보는 기관투자자들의 마음은 복잡하다. 소송 장기화는 출자사들에겐 기한이익상실의 명분이 될 수 있어서다. 최악의 경우 투자금 회수가 불가피하다. 출자사인 산은이나 IBK기업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또 한앤 비리가 사실로 판명 날 경우 관리소홀 이유로 현 경영진 역시 법적,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바디프랜드 공동대표는 하나은행장 출신인 지성규 대표와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출신인 김흥석 대표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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