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법 배우러 왔다"…풀무원 '뮤지엄김치간' 찾는 외국인들

김지우 / 2023-03-22 17:57:08
연간 약 4만 명 방문…외국인 비중 30%
김치 역사 소개·대상별 체험 프로그램 운영
22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김치 전문 박물관, '뮤지엄김치간'에서 배추김치 만들기 체험수업이 진행됐다. 그런데 학생들은 한국인이 아니었다. 멀리 카자흐스탄에서 일부러 뮤지엄김치간을 찾아온 방문객들이 수업에 참여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 15명은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열심히 김장법을 배웠다. 이들은 수업을 마친 후 "김치"를 외치며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카자흐스탄 관광객들이 22일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에서 김치만들기 체험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지우 기자]

이날 수업에 참여한 카자흐스탄 방문객은 "지난번에 한국에서 김치를 샀는데 공항 보안에서 빼앗겨 속상했다"며 "직접 만들면 더 맛있을 것 같아서 체험수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국에 돌아간 뒤 다른 이들에게도 (김치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뮤지엄김치간에서 김장법을 배운 외국인은 이들만이 아니었다. 오전에는 대만, 중국, 일본 등의 방문객 20여 명이 체험수업에 참여했다.

뮤지엄김치간은 풀무원이 사회공헌·문화예술 지원활동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김치 전문 박물관이다. 풀무원은 한국 전통문화를 계승, 연구하고 김치와 김장문화의 우수성을 전파하기 위해 37년 전 김치박물관을 인수했다. 2015년 인사동에 새로 개관해 8년째 운영 중이다.

뮤지엄김치간에는 연간 약 4만 명의 내외국민이 방문하는데,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다. 전체 방문객 중 외국인 비중은 약 30%이며, 미국, 유럽, 동남아 순으로 방문율이 높다.

나경인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팀장은 "최근 서양권 방문객이 증가 추세"라면서 "외국인 관람객의 60% 이상이 북미주에서 오시는 개인 관광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나 일본 단체방문객들도 뮤지엄김치간을 자주 찾는다.  나 팀장은 "일본인 중에서는 김치에 대해 정말 학구적으로 알고 싶어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박물관 내 모든 정보와 영상을 다 보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전시 설명도 집중해서 들으시고 시식실에서 김치도 거리낌 없이 잘 드시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뮤지엄김치간, 왜 인기있나…김치 역사 공부부터 대상별 특화 체험프로그램까지

풀무원은 대상별 특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 고유의 김장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고, 어린이들은 김치와 친해질 수 있도록 배려한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김치박물관 '뮤지엄김치간'은 4~6층으로 세 개층으로 구성돼 있다.

4층 김치마당에서는 김치의 탄생과 진화, 한국의 김치 역사를 소개한다. 이곳에서는 영상 시뮬레이션으로도 통배추김치와 백김치를 담가볼 수 있다. 김치의 발효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과학자의 방도 있다. 영상을 통해 김치에 든 유산균을 소개할 뿐 아니라 직접 현미경으로 발효된 김치의 유산균을 관찰할 수 있다.

▲ 4층 과학자의 방에 마련된 영상. 김치 1g에 1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있다는 설명(왼쪽), 현미경으로 바라본 유산균. [김지우 기자]
▲ 과학자의방에는 발효김치 속 유산균을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 마련돼 있다. [김지우 기자]


한 층 위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김치로드'를 마련해 잘 익은 김치를 씹는 소리를 음향효과로 넣어 흥미를 유도했다.

5층에서는 사계절 제철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김치를 소개한다. 실물김치 모형 대신 이지희 작가의 종이아트로 계절별 김치를 전시한 게 특징이다. QR코드로 재료와 레시피를 볼 수 있도록 판넬도 마련돼 있다.

냉장전시공간인 '김치움'에서는 익숙한 통배추김치부터 연근, 미니당근, 비트 등 다양한 재료로 담근 이색 김치를 전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김치 20가지, 세계절임채소 20가지를 실물로 관찰할 수 있다.

▲ 김치 발효과정에 중요한 항아리 [김지우 기자]
▲ 5층 김치움에는 한국 김치와 세계 절임채소들을 20여 가지씩 전시하고 있다. [김지우 기자]

6층은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된 김장문화를 배우고, 직접 김치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외국인 방문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시식 공간(김치맛보는 방)'이다. 한식당에서는 빨간 김치밖에 못 먹어 봤는데, 여기에서 백김치와 볶음김치라는 새로운 김치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다. 볶음김치는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구매해 가는 품목 중 하나다.

6층 '김치레시피북' 코너에는 배추와 재료, 김치소 등이 모두 하얗게 전시돼 있었다.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의 큐레이션을 맡고 있는 조아영 학예연구원은 "김치 종류는 다양하기 때문에 빨간색으로 규정하기가 어렵다"며 "다양한 김치들을 떠올리면서 각자의 색을 입혀 입혀보자는 콘셉트로 하얗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나 팀장은 뮤지엄김치간을 운영하며 보람찼던 순간에 대해 "외국인들이 김치만들기 프로그램이 끝난 뒤, 본인 나라에 돌아갔을 때 식재료(멸치액젓, 찹쌀풀 등)를 구할 수 없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볼 때"라고 말했다. 단지 한 번의 체험에 그치지 않고 고국에 돌아간 뒤에도 김치를 만들려는 시도가 뿌듯하다는 얘기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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