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만 떼서 환급"…불만 터진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가능할까

김지우 / 2023-03-16 16:29:06
세종·제주 시범운영 100일…"매출 감소·고객 불만 겪어"
환경부 "전국 시행 미정"…시범운영 매장 "형평성 어긋나"
라벨지 대신 표준컵 도입 주장도…환경부 "개선안 검토중"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세종·제주 지역에서 시범 시행된지도 100여 일이 지났다.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감소 등 환경보호 목적이지만, 참여한 카페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매출 감소, 고객 불만 등을 겪고 있다. 

수차례의 간담회와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문제 발생이 끊이지 않으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시행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는 시각도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참여한 가맹점 중 80% 가량이 매출 감소와 고객 불만을 겼었다. 

187개(세종 92개, 제주 95개) 매장이 참여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4개 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보증금제 안내(애플리케이션 설치) 과정에서의 고객과의 마찰이 있었다"는 응답이 82.1%에 달했다. 

그 외에도 가맹점들은 △시행 안 하는 카페로 고객 이동(79.1%) △고객의 불만표출로 인해 직원의 업무부담 가중과 업무기피(79.1%) △반납 시 라벨지 훼손 등 반납 불가로 인한 고객과의 다툼(55.2%) 등 여러 고충을 겪고 있다. 

부담을 못 견뎌 시범사업을 자의적으로 이탈하는 매장도 생겨나고 있다. 세종·제주 지역 시범사업 대상 매장은 총 526개 매장(세종 176개, 제주 350개)이지만, 그 중 40% 가량만 참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에서는 미시행 매장 단속을 진행키로 했다. 이달 20일부터 시범사업 미참여 매장에 처음 적발 시 100만 원, 2회차부터는 1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세종에서는 단속은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점주들이 지난 13일 국회 앞 기자회견을 열고 일회용컵 보증금제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제공]

이처럼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큰 터라 전국 시행 시기도 미정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원래 시범운영 1년 후 전국 시행 예정이었지만 이후 3년 내 시행으로,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국 시행은 법령에 따라 시범사업 시행 3년 이내의 환경부 장관이 정하는 시점에 이뤄진다"며 "아직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을 언제까지 시행할 건지에 대해서는 "계절 패턴을 봐야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까지는 진행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세종·제주 가맹점주들 중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해서는 당연히 전국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특정 지역만 시행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가맹점주는 "현 상황에서 전국 시행은 거센 반발만 살 게 뻔해 정부 입장에서 부담이 클 것"이라며 "3년 이내 시행은 커녕, 더 뒤로 연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난해 12월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카페에 보증금제 참여 보이콧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라벨 부착 방식 부작용 많은데…표준컵 방식은 안 되나"

한편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라벨 부착 방식 문제점도 지적된다. 매장 직원이 컵을 직접 회수하기 어렵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환경부는 제도 참여 매장에 무인회수기를 공급했다. 하지만 매장에 설치된 무인회수기에서 라벨만 떼서 보증금을 환급받고, 컵은 다시 가져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매장점주들의 전언이다.

하승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공병 재활용 제도와 같이 제조단계에서 요금을 부과하는 표준컵 제도를 만들어서 점주와 소비자 모두 편익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이제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상시적인 협의체 구성·운영을 통해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제도를 보완하는데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표준컵 도입은 제조사, 수입업체, 가맹점 본사에서 일괄 구매해야 하는 공급 문제 등 얽혀있는 게 많다"면서 "라벨 부착 방식에 대해서는 개선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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