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회장 비롯한 임원들 대부분 원론적 답변만 이어가
주주들 "무시하지 말고 똑바로 답변하라"며 성토 제54기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주주들의 성토로 얼룩졌다. 주가를 우려하는 질문에 삼성전자 측은 두루뭉술한 대답과 동문서답으로 일관해 주주들의 분노를 샀다.
15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삼성전자 주총에서 한종희 부회장은 의장 인사말을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은 항상 본질에 집중한다는 평범한 진리였다"며 "앞으로도 기술을 통해 고객이 차별화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주환원 약속 이행을 위해 2022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 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진행된 주주 질의 시간에는 어려운 사업환경이 지속되는 점에 대한 주주들의 염려가 이어졌다.
주주들은 반도체 업황 둔화·재고 누적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와 주가 부진과 관련한 회사의 계획을 물었다. 또 미국 반도체지원법 때문에 국내 반도체 기술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회사의 방안을 말해달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정배 삼성전자 부회장은 즉답을 피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 둔화 관련 질문에 "올해도 글로벌 불안 요인 지속으로 DS부문 사업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게 전략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메모리는 시장 리더십 강화를 위해 차세대 공정에 대한 기술격차 확대를 견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도체지원법 관련 질의에는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관련해 2월 말 세부시행령이 발표된 상황"이라며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을 분석 중이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내부회계관리에 대한 질의에서는 동문서답이 나왔다. 한 주주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른 운영 실태 보고를 받았는데, 주기적으로 평가 점검을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냐"고 질의하자 한 부회장은 "앞으로도 관련사항과 관련해 회사가 노력해 나가겠다"고만 답변했다.
그러자 또 다른 주주는 "제가 느끼기엔 동문서답으로 답변하신 것 같다. 다른 주주분들도 그렇게 느낄 것 같으니 좀 더 제대로 구체적인 답변을 부탁드린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한 부회장은 "주총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부득이하게 답변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점 사과드린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주총 이후 회사 방문하면 자세히 알려드리겠다"며 재차 답변을 피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도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출석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97.54% 동의를 받아 통과됐다.
주총 막바지 한 부회장은 동문서답이라 비판받았던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관련해 "15개 영역으로 세분화하고 660개 넘는 항목에 대해 검사하겠다. 그 외에도 주기적으로 30개 넘는 항목에 대해 체크하겠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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