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기도, 이재명 전 도지사의 선거용 치적 만들기에 홍보예산 사용 의혹

김칠호 기자 / 2023-03-11 08:13:12
평화대변인실, 1억여원 들여 언론에 계곡정비 완료 광고 배포 
대변인실·기획조정실, 행정2부지사 연관…공직선거법 위반 소지
유동규 폭로 '7인회'의 긍정적인 보도방안 논의와 무관하지 않아
李 대통령후보 선거공보물 '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 부분에 기록
경기도가 이재명 전 도지사의 대통령후보 선거공보에 적힌 '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라는 치적 만들기에 홍보예산 1억730만 원을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경기도 대변인실 기획조정실 등 도지사 직속기구에서 주도하고 행정2부지사가 실행한 것을 평화대변인이 예산을 사용해서 홍보한 것이어서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업적홍보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공직자들의 일사불란한 행위가 대장동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자신의 주도로 '7인회'라는 소위 실세그룹을 중심으로 수원, 의정부 등에서 도지사에게 긍정적인 보도가 많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폭로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오른쪽 두 번째)가 2020년 6월 자신의 지시로 집중적으로 정비된 가평 연인산 용추계곡에서 불법시설물 철거 전의 사진을 세워놓고 찍은 기념사진 [경기도청 홈페이지 캡처]

경기도청북부청사 평화대변인실은 2019년 9월 일간신문 9곳에 '경기도 하천·계곡 불법행위 근절 강화' 인터넷광고비 3960만 원, 2020년 5월 일간신문 13곳에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 인터넷광고비 3010만 원, 2020년 8월 방송사 등 2곳을 통해 '하천·계곡 불법행위 및 쓰레기 무단투기 예방' 홍보 동영상 광고비로 3760만 원을 집행했다.

평화대변인은 광고료 120만 원~600만 원씩 차등 집행하는 방법으로 22개 매체를 도지사 치적홍보에 활용했다. 또 경기도 내 노선버스 1만355대에 설치된 G버스TV에 동영상 광고를 14일간 방영했고, 이마트·홈플러스 등 경기도 내 대형할인매장 42곳과 서울역에도 14일간 동영상 광고를 내보냈다.

이에 앞서 2019년 8월12일 대변인실 보도기획팀이 '이재명 내년까지 계곡·하천 불법행위 바로 잡겠다…도, 특별팀 운영 등 강력 단속'이라는 기획자료를 배포했다. 이재명 도지사가 확대간부회의에서 하천 불법점유 영업행위에 대해 "시·군과 전수조사하고 특별TF팀 만들 것을 지시했고, 불법을 잘하는 게 능력이 된 것 같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특별지시했다는 것이었다. 네이버 34건, 다음 19건 등 관련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노출되는 효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행정2부지사는 2019년 12월11일 하천과 균형발전담당관 소상공인과 공동체지원과 관광과 등 5개 담당부서 합동으로 "도, 계곡하천 불법시설 73% 철거, 자진철거 대폭지원 미이행 시 강력처벌하겠다"며 단속 개시를 선포했다. 네이버 36건, 다음 83건 등 관련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노출됐다.

▲경기도가 배포한 하천계곡정비 배너광고. 이 광고를 클릭하면 도청 홈페이지 '공정경기' 코너로 링크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경기도 제공]

이와 함께 경기도는 도지사 취임 2년 기획으로 2020년 6월 29일 기획조정실 기획담당관이 '도민과의 약속, 이렇게 지켰다…취임사로 돌아본 이재명이 지난 2년'이라는 치적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이재명 도지사의 취임 2주년 성과를 4개 분야로 정리한 것으로 "공정분야에서 도민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준 사업은 도가 전국 최초로 실시한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와 청정계곡 도민 환원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31건, 다음 52건 등 관련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노출됐다.
 
이같이 경기도 공직자들이 만든 치적은 제20대 대통령선거 기호1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후보 선거공보물 5쪽 '이재명이 했다'에 '계곡 불법시설 철거'로 나타났다. 선거공보물 15쪽 '이재명은 일합니다' 부분에 '경기도 공직자들과 해봤습니다'라며 공무원들의 역할에 관한 설명이 달려있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과정에 문제의 치적사업에 대한 원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TV토론에서 다른 후보의 지적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계곡정비사업 원조 논쟁 누가 먼저 한 것이 뭐가 중요하냐. 남양주가 한 것이 맞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이같이 경기도 평화대변인이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치적으로 활용된 '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 관련 광고료에 거액을 사용한 것은 미담 사례를 핑계로 특정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한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청 관계자는 "각 언론사에 게재된 배너광고를 클릭하면 이재명 전 도지사가 기치로 내건 '공정경기' 코너로 링크되도록 설계돼 있었기 때문에 그 광고는 당연히 당시 도지사의 역점사업 홍보 차원에서 배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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