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전남교육연구정보원장, 역대 '최다 징계 처분' 남긴 채 명퇴

강성명 기자 / 2023-02-23 22:33:08
기관·개인 각각 '두 차례 징계' 불명예 사례 남겨
선관위, 공직선거법 위반 교육연구정보원 직원 적발
사기 떨어진 조직…후임 원장에 떠넘기고 28일 떠나
'두 차례 기관 징계와 두 차례 개인 징계.'

전남교육연구정보원장 L씨가 지난 2021년 9월 1일부터 1년 6개월 재임하는 동안 받은 초라한 성적표다.

역대 원장 가운데 최다 징계 처분이란 불명예를 기관에 남긴 L씨가 오는 28일 명퇴한다.

그는 지난해 6월 소속 공무원에게 장애인 인식개선과 가정폭력 예방에 대한 의무교육을 받도록 하지 않아 '기관 주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공무원들은 업무시간에 관련 동영상을 보느라 바빴다.

또 소속 공무원 42명이 설 명절때 전통시장을 방문한 뒤 현장에서 몰래 퇴근한 사실이 감사에 적발돼 지난 16일 '기관 경고' 처분을 받았다. L씨는 전통시장에서 사무실로 복귀했으나 몇 분 뒤 자리를 뜬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한 관계자는 '관행'이라고 실토했다.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다.

공무원 복무 규정엔 '공무원의 직장 이탈은 금지된다. 공무원은 소속 상관의 허가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직장을 이탈하지 못한다'라고 나와 있다.

L씨는 공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복무 규정을 위반했으나 징계는 가장 낮은 '주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감사처분심의회 내용은 뼈아프다. "관리자이자 책임자로서 본인부터 복무를 철저히 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장으로서 모범도, 공무원으로서 의무도 찾아볼 수 없다.

L씨에 대한 '주의' 처분은 또 있다. 전남교육미디어센터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다. 영상 장비를 다뤄본 적 없는 공무원이 발령을 받았고 3년째 실무진을 맡고 있다. 하지만 L씨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지켜만 봤다. 전남교육청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한 직원은 특정 교육감 후보를 홍보하다 선관위에 적발됐다. 이 직원은 공직선거법 제9조를 어겨 공무원 직을 내려놨다. 원장인 L씨는 집안 단속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공무원 '중립의 의무' 준수는 후임 원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공무원 헌장을 보면 '공무원은 청렴을 생활화하고 규범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행동한다'고 나와 있다.

L씨는 이런 조직의 흑역사와 사기 저하 등 '짐'을 후임자에게 떠넘기고 퇴임한다. 선배로서, 교육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무책임한 처사다. 개청 후 첫 여성 출신이 발탁됐다는 인사 당시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다.

전남교육청 복수의 관계자들은 23일 "이미 원장이 명예롭게 퇴직하긴 어렵게 됐다"며 "명퇴 아닌 강퇴 같다"고 씁쓰레했다.

지난 22일 L씨 퇴임식이 열렸다. 그는 기관·개인 징계 등에 대해 끝내 사과를 하지 않았다. 직원들에게 머리 숙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가. 수장이기에 앞서 교육자로서 되돌아 볼 대목이다.

▲광주·전남취재본부 강성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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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명 / 전국부 기자

광주·전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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