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다양한 자율규제 시정조치 제시…업계 소통할 것" 편의점 점주들이 유리창에 부착된 불투명 시트지가 근무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0시52분쯤 인천 계양구 효성동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현금을 노린 강도의 흉기에 찔려 살해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담배광고 차단 불투명 시트지가 강력 범죄를 유발한 것"이라며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21년 7월 담배 광고 외부 노출을 단속하면서 편의점들은 유리창에 불투명 시트지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복지부는 담배소매점 내에서 담배광고 시 외부에 보이게 전시·부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국민건강증진법을 근거로 삼았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복지부가 근거로 삼은, 2011년 제정 국민건강증진법 9조 4항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라는 지적을 받아 10년 넘게 현장에서 시행되지 않았던 규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흡연율 감소 효과가 의문시될 뿐만 아니라 심야시간에 혼자서 근무하는 편의점이 강도와 폭력 등 강력범죄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홍성길 협의회 정책국장은 "불투명 시트지를 부착하면 매장 내부가 거의 안 보이기 때문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도 밖에서 지나가던 사람에게 발견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홍 국장은 "손님이 많은 매장은 위험이 덜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별로 없는 매장은 투명창이 범죄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편의점주는 "불투명 시트지를 붙인다고 해서 담배를 찾는 손님들이 줄어든 것 같지 않다. 대부분 담배를 편의점에 팔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을텐데, (불투명 시트지 부착이) 흡연율 감소에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순찰차가 돌아다니다가 매장 내에서 위험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시트지가 붙어 있으면 발견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장도 "불투명 시트지는 편의점 근무자들의 안전을 담보로 흡연율을 줄일 수 있다는 효과조차 확인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그간 편의점 점주들이 편의점 내 폭행사건이 늘고 있기 때문에 불투명 시트지 설치를 재고해줄 것을 정부기관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시정이 되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배 광고가 외부에서 보이면 법적 처벌을 하게 돼 있지만, 현재 단속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반투명 시트지 부착으로 범죄노출 우려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은 인정했다.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자율규제 시정조치로 제시해 온 여러 대안들 중에서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자체와 편의점 등에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우려사항에 대해 업계와 소통할 예정"이라고 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