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BBQ 직원에서 bhc 오너 경영인으로 성장
BBQ, 우선매수청구권 확보하지 않았던 것이 실책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2, 3위를 다투는 BBQ와 bhc의 법정공방이 2심까지 진행되면서 한편의 드라마 같은 bhc 매각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bhc 박현종 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출신으로 2012년 헤드헌터를 통해 BBQ에 해외사업담당 전무로 입사했다. 박 회장이 BBQ에 입사할 당시, BBQ는 무모한 해외 진출로 부채비율이 올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듬해인 2013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산하 브랜드인 bhc의 매각을 모색한다.
이때 매각작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 바로 박현종 회장(당시에는 BBQ부사장)이다. 매수 주체로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을 끌어온 것도 박 회장이고, 애초 30% 정도의 일부 지분 매각 계획을 100% 매각으로 바꾼 것도 박 회장이 주도했다는 게 BBQ 측의 주장이다.
결국 BBQ는 2013년 6월 bhc를 1130억 원에 로하틴에 넘기게 된다. 매각작업이 끝나자 박 회장은 바로 bhc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bhc를 경영하게 된 것이다.
매각 직후부터 벌어진 소송전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기업 매각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동종업종의 계열사를 사모펀드에 넘겼다가 우선매수청구권으로 되찾아 오는 구조라면 BBQ의 임원이 bhc의 경영진이 되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듬해 터졌다.
로하틴은 계약에 하자가 있다면서 약 100억 원의 잔금지급을 거절하고 bhc의 점포 수가 사실과 다르다며 국제상공회의소(ICC)에 200억 원의 손해배상분쟁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매각작업을 주도한 박 회장과 담당자들이 관련 자료와 함께 이미 bhc로 넘어갔고, 계약서에는 우선매수청구권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 게 된 것이다. 박 회장을 비롯해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직원들이 공격의 당사자로 등장한 것이다.
BBQ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고 ICC는 로하틴의 주장을 받아들여 2017년 BBQ에 약 98억 원의 배상판결을 내렸다.
ICC 판결 이후 BBQ의 반격
BBQ는 이처럼 98억 원을 물어준 책임이 bhc 매각을 주관했던 박 회장에게 있다고 봤다. 박 회장이 매장 수를 부풀렸기 때문으로 보고 2019년 박 회장을 상대로 약 7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구상권 성격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그러나 1심에서는 박 회장이 bhc 매각을 주관했다고 볼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패소하고 말았다.
BBQ는 포기하지 않았다. 박 회장이 BBQ에 재직하면서 bhc의 매각을 주관할 때, 흔적을 남겼을 것으로 보고 자체 서버에 대해 포렌식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박 회장이 로하틴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찾아낼 수 있었다. 또 ICC 분쟁이 진행 중이던 2015년 7월에는 BBQ 재무팀 소속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한 혐의도 찾아냈다.
이런 증거들이 2심에 제출되면서 판결이 뒤집히게 된 것이다. 2심 재판부는 bhc의 매각작업에 박 회장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선관주의 위반행위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BBQ가 주장한 손해배상 청구액 약 72억 원 가운데 28억 원의 배상명령을 내렸다.
사실 2심 판결이 나오기 전부터 포렌식으로 확보한 자료가 검찰 손에 넘어가면서 분위기는 BBQ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검찰은 BBQ가 찾아낸 포렌식 자료를 바탕으로 인지 수사에 착수해 2020년 11월 박 회장을 전산망 해킹(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작년 6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의 선고를 받았다.
끝나지 않은 소송전, M&A의 복잡함을 되새기는 계기
BBQ와 bhc 사이의 소송전은 9년에 걸쳐 진행돼 오고 있다. 대법원의 판결을 남겨놓고 있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bhc 측은 박 회장이 매각에 주관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고 대법원에서 다시 다툴 것을 예고하고 있다.
BBQ와 bhc의 공방을 보면 기업의 매각이나 인수에서 법적인 검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깨닫게 해준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BBQ가 자매 브랜드인 bhc를 매각하면서, 자칫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임직원을 bhc에 보냈다는 것은 매각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bhc를 매각했어도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는 것으로 착각했거나, 속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매수청구권만 있었더라도 박 회장을 비롯한 전직 직원들이 BBQ에 대항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와 후회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매각 이후 bhc는 BBQ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등장했다. 1130억 원에 매각한 bhc는 기업가치가 1조8천억 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박현종 회장은 MBK 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bhc의 지분 11%를 가진 실질적인 오너 경영인으로 성장했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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