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더 싸네"…할인숍 '돈키호테'서 한국 제품 사는 한국인들

김지우 / 2022-12-29 13:25:57
메디힐 마스크팩, 박카스젤리 등 한국산 국내보다 저렴
"돈키호테, 대량 구매·재고품 사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
27일 오후 10시경, 일본 오사카 시에 위치한 유명 할인숍 돈키호테 도톤보리점에는 통로를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인파가 북적였다. 방문객들 대부분은 한국인이었다.

"뭐야, 한국보다 훨씬 싼데?" "많이 집어와" 매장 곳곳에서 한국어로 대화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바구니를 한가득 채운 방문객들 행렬로 인해 계산대기줄은 매장 내부 한 바퀴를 돌아 반대편 출입구까지 이어졌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김 모(26) 씨는 한국에서 판매 중인 메디힐 마스크팩 10개입짜리 여러 개를 집어들었다. 그는 "올리브영에서 이 제품을 사서 쓰는데, 여기서 훨씬 싸게 판매해 놀랐다. 여기서는 면세도 돼서 방문한 김에 최대한 구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제품으로 바구니 2개를 모두 채운 이 모(31) 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 물건을 고르고 계산을 마치는 데까지 2시간 넘게 소요됐다"며 지친 모습이었다. 

▲ 일본 오사카시 돈키호테 도톤보리점 전경. [돈키호테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돈키호테에서 만난 한국 제품들은 오히려 한국보다 더 쌌다.

돈키호테에서 '메디힐 더 N.M.F 앰플 마스크 10매입'과 '메디힐 H.D.P 포어스탬핑 블랙 마스크 10P' 가격은 999엔(약 9500원), '메디힐 W.H.P 미백수분 숯 마스크 10개입'은 1280엔(약 1만1300원)이다. 

이 제품들은 국내 CJ올리브영 공식 홈페이지에서 1만5000원에 판매 중이다. 그마저 정가 3만 원에서 할인한 가격이다.

▲ 지난 27일 일본 오사카시 돈키호테 도톤보리점에 진열된 메디힐 마스크팩 10개입 제품들. [김지우 기자]

식품도 마찬가지였다. 돈키호테에서 광동제약 '비타500젤리'와 동아제약 '박카스 젤리'는 각각 30엔(약 280원)에 판매 중이다. 같은 제품 이마트 판매가는 1280원이다. 국내 가격이 일본 돈키호테보다 4배 이상 더 비싼 셈이다. 

이탈리아 초콜릿 '페레로로쉐 16개입' 돈키호테 판매가는 798엔(약 7600원)이다. 매일유업이 수입해 유통하는 같은 제품의 국내 편의점 판매가는 1만3500원이다.

돈키호테 판매가가 더 싸다보니 일본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은 물론, 국내에서도 판매 중인 상품을 고르는 한국인 방문객들이 다수다. 일종의 역수입인 셈이다. 

▲ 지난 27일 일본 오사카시 돈키호테 도톤보리점에 진열된 동아제약 '박카스 젤리'(위쪽), 광동제약 '비타500 젤리'. [김지우 기자]

어째서 일본에서 파는 한국 제품 가격이 국내보다 더 싼 걸까. 생산품은 현지에서 사는 게 가장 싸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멀리 이동할수록 물류비가 늘어나며, 국경을 넘을 때는 관세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파는 상품'이 싼 게 아니라 '돈키호테에서 파는 상품'이 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돈키호테는 출발부터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웠다. 제품을 대량 구매하거나 재고품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원가를 낮춰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돈키호테는 30년 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을 거듭해 '불황을 모르는 기업'이란 찬사까지 듣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의 비결은 원가 절감을 통한,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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