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허은아·李 측근 김철근 고배…정미경은 보류
마포갑 등 26곳 보류…강승규 등 참모 출마 대비
許 "친윤 아니면 다 나가라는 거냐"…계파갈등 조짐 국민의힘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 체제를 강화했다. 2024년 총선을 겨냥해 '친윤 공천 지분'을 늘린 것이다. 비윤계는 "다 나가라는 거냐"며 반발했다. 당권경쟁과 맞물려 계파갈등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국민의힘은 29일 비대위 회의를 열고 사고당협 지역구 68곳 중 42곳의 조직위원장 인선을 확정했다. 조직강화특위가 제출한 후보자 명단을 검토한 뒤 대부분 원안대로 의결했다.
서울 동대문을에 김경진 전 의원을 임명하는 등 의결 지역구에 친윤계를 전진 배치했다. 보류 지역구는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 추후 친윤 인사를 채우기 위해 남겨졌다. 반면 친이(친이준석)계 등 비주류는 불이익을 받았다는 평가다.
조직위원장은 지역 당 조직 의결을 거쳐 당협위원장이 된다. 그런 만큼 이번 인선은 사실상 당협위원장을 낙점하는 절차다. 차기 총선 공천을 받으려면 당협위원장이 크게 유리하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상임공보특보단장을 지냈다. 그와 경쟁했던 비례대표 현역 허은아 의원은 친이계로 꼽힌다. '이준석 사태'때부터 당 비대위를 직격하며 비윤계 행보를 보여왔다.
허 의원은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동대문을 조직위원장으로 내정됐지만 당시 최고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정진석 비대위가 출범해 사고당협 66곳 재정비를 진행했다. 여기엔 허 의원을 포함해 이 전 대표 시절 내정된 13곳이 포함됐다. 허 의원은 다시 심사를 받은 끝에 고배를 마셨다.
또 서울 강서병 조직위원장은 이 전 대표 측근인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에서 김진선 전 강서구 부구청장 직무대행으로 교체됐다.
13곳에 들어 있던 성남 분당을은 보류됐다. 이곳 조직위원장에 내정됐던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민수 혁신위원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초선 비례대표인 전주혜·윤창현·노용호 의원은 각각 서울 강동갑, 대전 동구,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당협위원장에 배치됐다. 세 의원 모두 친윤계로 분류된다.
김종혁 비대위원은 경기 고양병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을 지낸 유종필 전 국회도서관장은 서울 관악갑에 인선됐다. 재선 정운천 의원은 전주시을에 배치됐다. '윤석열 캠프' 정무특보 출신인 이학재 전 의원은 인천 서갑의 조직위원장 자리를 되찾았다.
이번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김진모 전 민정비서관은 충북 청주서원, '굿바이 이재명'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는 성남 수정구를 차지했다.
서울고검 부장검사 출신 최기식 변호사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 출신 심재철 전 의원을 제치고 경기 의왕·과천 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는 6·1 보선에서 맞붙었던 윤형선 인천계양 속편한내과의원 원장이 재배치됐다.
강 수석 지역구였던 서울 마포갑을 비롯해 26개 지역구는 공석으로 남겨뒀다. 마포갑에는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강 수석은 21대 총선에서 노 의원에게 패했다.
현역 비례대표 서정숙 의원이 도전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용인시병도 보류됐다. 이들 지역구 보류는 대통령실 참모진와 장관 등의 총선 출마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탈락한 인사들은 반감을 표했다. 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친윤'이 아니면 다 나가라는 건가"라며 '비윤 솎아내기'라고 주장했다. 또 BBS 라디오에서 "친윤이고 검사 출신이면,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이러 저리 당협 쇼핑도 할 수 있는, 당의 현실이 부럽기보다는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전 의원에 밀린 윤희석 전 대선캠프 대변인은 SNS에서 "헌신했던 사람은 희생되고 혜택받은 사람은 또 특혜를 받는 것, 공정과 상식이라 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조강특위가 결국 허은아 의원을 내쳤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처음부터 조강특위 활동에 대해 솎아내기라는 우려가 많았다"며 "결국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이번 결정이 친윤의 마녀사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라고 쏘아붙였다.
비윤계는 의원들이 차기 총선 공천을 위해 윤 대통령과 친윤계 당권주자에게 줄을 서고 있다고 본다. 유승민 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지금 완장을 차고 윤핵관이라고 설치는 권력에 기생하는 사람들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강특위 위원장인 김석기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허 의원이 이준석계로 분류돼 탈락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총장은 "(기준은) 다음 총선에서 누가 더 상대적으로 강한가하는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