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찬반 팽팽했으나 李리더십 발휘해 결정"
줄곧 반대 鄭 "잠재적 폭탄은 제거대상…경계해야"
朴 "李 중심으로 강한 야당 만드는데 힘 보탤 것" 더불어민주당은 19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복당을 승인했다. '사법 리스크'가 커지는 이재명 대표 의지가 반영됐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 대응을 위해 '야권 스피커'인 박 전 원장 복당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전 원장 복당 문제를 다시 논의한 결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승적, 대통합 차원에서 이 대표가 박 전 원장 복당을 수용하자는 의견을 줬고 최고위원들도 수용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최고위원들 간 찬반이 팽팽했지만 이 대표가 '이런 결정을 해야 한다'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데 박 전 원장도 같이가야 한다는 부분에서 이 대표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그간 4번의 비공개 회의를 통해 박 전 원장 복당 여부를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헌·당규에 탈당·복당 기준이 엄격하게 규정된 만큼 더 논의해야한다는 신중론이 제동을 걸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적극 반대했다.
정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원장을 공개 저격했다. "박 전 원장이 나에게 호통치며 '왜 복당에 반대하느냐'고 불평을 털어놓고 전화를 끊었지, 사과를 한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박 전 원장 복당에 반대하는 5가지 이유를 제시하며 "한 번 탈당한 사람은 또 탈당할 수 있고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당 사태 핵심 인물은 20년 쯤 복당을 불허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나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다. 그(박 전 원장)의 복당이 이뤄진다면 복당이 민주당의 앞날에 재앙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발짝 물러선 모양새다. 그러면서도 "잠재적 폭탄은 제거 대상이지 내 몸으로 끌어안는 것은 아니다. 위험천만한 일이고 경계해야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선 기간인 지난 1월 1∼15일 대통합 차원에서 분당 등의 이유로 탈당한 인사들의 복당을 일괄적으로 허용하며 신청을 받았다. 권노갑·정대철·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 734명이 복당했으나 박 전 원장은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맡아 복당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원장은 2016년 1월 친문(친문재인)계와 갈등하다 탈당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공동대표로 있던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2년 뒤에는 국민의당에서도 나왔다가 2020년 7월 국정원장에 임명됐다. 원장 퇴임후엔 복당 의사를 밝혀왔다.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 등과 관련해 최측근들을 검찰이 잇달아 구속하며 직접 수사 압박을 높이자 구원투수로 박 전 원장의 복당을 강하게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 정 최고위원의 비토에도 뜻을 관철한 것은 사법 리스크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다는 얘기다.
당내에선 이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상민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지금 당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이 이 대표를 위해서도, 민주당을 위해서도 별로 지혜롭지는 않다"고 쓴소리했다. "(이 대표가) 사법적 의혹을 받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실효성도 없고 법률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무감각과 입담을 겸비한 박 전 원장이 대여 공격수로 활약하면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고 사법 리스크를 차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이 대표는 기대하는 눈치다. 이 대표는 이른바 '대장동 일동'인 남욱 변호사 등이 폭로전을 계속하는데도 당 대변인단 대응이 부실해 주변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원장은 즉각 화답했다. 페이스북에 "무엇보다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강한 야당, 통합 화합하는 야당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적었다. 그는 "일부의 염려가 있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보내주신 그 사랑과 염려에 누가 되지 않도록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오는 22일과 23일 경북과 강원을 찾아 민생투어를 이어간다. 박성준 대변인은 "22일과 23일 '국민속으로, 경청투어'를 한다"며 "경북은 안동·울진, 강원은 강릉·춘천·원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