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또 터진 재벌가 3세의 마약 스캔들

김기성 / 2022-12-03 20:52:48
부족함 없는 그들, 고가 마약에 쉽게 빠져
부유층 마약, 마약 유통시장의 근본 수요
문제는 솜방망이 처벌…재벌 마약에 중형 필요

재벌가 3세가 연루된 마약 스캔들이 또 적발됐다. 이번에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3세인 홍 모(40세)씨와 효성가의 3세 조 모(39세) 씨가 포함돼 있다. 재벌가 3세와 연예인 미국 국적의 사업가 등 부유층 9명이 적발됐다.

이번 수사에서는 다른 재벌 기업 자제 등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재벌가 3세 마약 스캔들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9년에도 현대그룹의 3세와 SK그룹 창업주의 3세가 마약 투약 혐의로 적발됐고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씨가 마약을 국내에 들여오다가 적발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씨는 마약 사건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음에도 집행 유예기간에 또 마약을 투약하다가 적발돼 징역 1년 8개월의 형을 받기도 했다.

부유층 마약 범죄의 공통점
①해외유학파 ②고가의 마약 ③국제 우편, SNS 이용 

마약으로 물의를 일으킨 재벌 3세, 부유층 자제를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해외유학파라는 사실이다. 중·고교 시절 해외 유학을 가는 경우가 많아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약을 쉽게 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는 값비싼 마약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부유층 자제들이 즐기는 마약 가운데 하나가 '액상 대마'다. 이 액상 대마는 담배처럼 피우는 대만 건초보다 5배 이상 비싸지만, 특유의 냄새가 없고 환각성은 40배 이상 강하다고 한다. 소위 그들만의 고가의 마약인 셈이다.

세 번째 공통점은 마약을 국제 우편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고 국내 유통은 SNS로 거래한다는 점이다. 중간에 공급자나 전달자가 여럿 끼어들게 되는 데 단속을 피하는 데는 이점이 있지만, 필연적으로 마약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 돈에 부족함이 없는 부유층 자제로서는 적발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손쉽게 마약에 접하게 되는 것이다.

밥상머리 교육의 부재 & 형제간 경쟁 

재벌 3세들이 마약에 쉽게 빠지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육의 부재를 지적한다. 어린 시절부터 해외 유학에 나서면서 밥상머리 교육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어릴 때 부모에게 한국 사회의 도덕 규범을 배워야 하는데 조기 유학으로 이러한 과정이 차단되고 결과적으로 극히 개인적인 성향에 빠져들어 자신만의 쾌락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또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삶의 형식이다. 밖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집에 오면 가족과의 소통으로 긴장감을 푸는 과정이 반복된다. 그러나 재벌가의 특성상 형제, 자매끼리 재산을 놓고 경쟁을 하게 되면서 가족애를 느끼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한다. 마약에 빠지기 쉬운 생활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재벌 2세는 창업주의 창업 과정을 지켜보며 자라지만 재벌 3세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로 살아온 데다가 형제간의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면 부족함 없는 백수로 빠지기 쉽다는 것도 마약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점으로 지적된다.

재벌 3세의 마약, 솜방망이 판결이 문제

2018년 통계를 보면 일반 마약사범의 경우 재판에 넘겨지면 실형을 받는 비율이 52.4%에 달한다. 집행유예는 40%에 그친다. 그런데 재벌 3세의 경우 대부분 집행유예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CJ그룹의 이선호 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앞에서 열거한 현대가 3세, SK 그룹의 3세도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남양유업의 황하나 씨도 마약으로 집행유예를 받고 집행유예 기간에 또 마약 범죄를 저지르자 실형을 선고받았다. 보람상조 최홍철 회장의 장남 최 모 씨의 경우에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법원은 부유층 자제의 마약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초범이라는 점, 그리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내세운다. 상투적으로 등장하는 판결문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법원의 관대한 판결 때문에 마약류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법적인 해석을 떠나서 재벌 3세를 비롯한 부유층이 마약 수요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마약 근절을 위해 꼭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마약 공급자 입장에서 볼 때 부유층에 손쉽게 그리고 비싸게 마약을 팔 수 있다는 것은 시장을 넓혀나가는 기반이 된다. 마치 일반 가게에서 항상 물건을 비싸게 사주는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부유층의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중형을 내릴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 마약 사범으로 적발된 재벌 3세를 비롯해 부유층의 마약 관련 재판에는 부장급 이상의 판사나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번에도 떠들썩한 검거 소식의 결말이 집행유예로 끝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을 지울 수 없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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