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내 계좌 언제든 털어보라"…사과 요구에 강공

허범구 기자 / 2022-11-25 14:00:18
李 "계좌 털다가 닳아 없어질 듯"…檢 작심 비판
"선무당 굿하듯 꽹과리…수사 아닌 쇼하고 있어"
입장 표명 비명계 압박·리더십 위기 차단 의도
정성호 "김용·정진상, 심부름꾼…정치공동체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검찰을 작심 비판했다. "쇼를 하지 말고 수사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 계좌를 언제든 털어보라"며 자신감도 보였다.

이 대표는 최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최측근의 잇단 구속에도 침묵을 지켰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유감·사과 등 입장 표명 요구가 잇달았으나 대응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자신과 가족을 상대로 검찰이 계좌추적까지 하자 발끈하고 나섰다. 강공으로 '떳떳함'을 부각하며 리더십 위기를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이런 식으로 계좌를 털다보면 계좌가 다 닳아 없어질 것 같다"며 "언제든지 털어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그러나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쇼하는 것은 검찰 조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검찰은 이 대표와 가족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수년간 자금 흐름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의 불법 자금이 이 대표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을 잡고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회의를 끝내기 전 마이크를 잡고 "제가 웬만하면 이것을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검찰, 수사하는 것 말리지 않는다"며 "저와 가족들 계좌 조사하는 것, 영장 없이 하는 것 제가 동의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창작 능력도 의심되지만 연기력도 형편없는 것 같다"고 포문을 였다.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내 계좌와 가족 계좌를 얼마든지 확인하라고 공개 발언을 했고 그걸 근거로 검찰이 수차례 저와 가족의 계좌를 확인했다"며 "계좌를 확인했다는 통보서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날아와) 집에 계속 쌓이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미 재산 신고도 명확히 했고, 출처도 명확히 밝혔다"고도 했다.

이미 자신의 동의 하에 수사기관이 계좌를 수차 살펴봤음에도 검찰이 새 정황을 찾은 것처럼 수사 상황을 흘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 대표는 "수사는 기본적으로 '밀행'으로 조용히 하는 것이 원칙인데 마치 선무당이 동네 굿을 하듯이 꽹과리를 쳐 가며 온 동네를 시끄럽게 한다"며 "수사의 목적이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냐, 사실을 조작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그간 민생 행보에 주력해왔다. 이번의 정면대응은 검찰 수사와 비명계 압박을 그냥 지켜만 봐선 안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에 대한 비명계의 사과 표명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고 당분간 마이웨이를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수사=야당 탄압'이라는 프레임과 대여 공세를 위한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당 결속력을 꾀하겠다는 셈법이다. 자신이 직접 유감이나 사과를 표명하면 검찰 수사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쳐 더욱 코너에 몰릴 수 있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이 대표의 강공이 당내 동요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정 실장 구속적부심까지 전날 기각되자 "사법부 판단까지 그렇다면 실체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연일 이 대표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김 전 부원장과 정 실장의 역할을 이 대표의 '심부름꾼'으로 깎아내렸다.

정 의원은 "김 전 부원장과 정 실장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또는 경기지사 때 심부름을 하던 참모였다"며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같이 지향했던 정치적 관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정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을 이 대표의 '정치적 공동체', '공범'으로 규정하며 대장동 비리 관련성 등을 캐고 있다.

이 대표가 정 실장, 김 전 부원장을 직접 최측근이라고 밝힌데 대해 정 의원은 "사실 심부름하는, 회사에서 비서들이랑 똑같지 않나"라며 "도지사 또는 성남시장 때 비서들이었으니까 측근은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비리 혐의로 구속된 두 사람과의 어떤 관련성을 선입견을 갖게 하기 위해, 이 대표를 궁극적으로 수사해 사법 처리하기 위한 정치적 저의를 미리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 유감 표명 요구에 대해 "개인 비리가 아니라 이 대표를 향한 굉장히 의도된 정치 보복적인 수사이기에 성급하게 유감 표시하는 것보다는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하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 대표 본인을 피의자로 지목하고도 수사를 할 때 그런 상황쯤에서는 적절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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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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