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한동훈 술자리'는 거짓말…아니면 말고식 '김의겸 리스크'

허범구 기자 / 2022-11-24 14:22:03
첼리스트, 경찰 조사서 "전 남친 속이려 거짓말"
金 "尹등에 유감"…韓 빼고 '사실이면' 조건 달고
특검 외친 박홍근…민주 지도부, 金 감싸다 타격
金, 외교발언 왜곡 등 헛발짓…與 "의원직 사퇴를"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이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번 소동의 진원지로 알려진 첼리스트 A씨는 지난 23일 경찰 조사에서 "다 거짓말"이라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왼쪽 사진)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뉴시스]


A씨는 전 남자친구 B씨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을 술자리에서 봤다고 주장했다. B씨는 술자리 얘기가 담긴 전화 녹취록을 '더 탐사'에 제보했다. 김 대변인은 이 녹취록을 지난달 24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공개하며 한 장관에게 의혹을 추궁했다. 한 장관은 "사실무근이다. 다 걸겠다"며 강경 대응했다.

"거짓말했다"는 A씨 진술이 알려지자 김 대변인은 24일 입장을 표명했다. 그런데 사과가 아닌 '유감'의 뜻을 밝혔다. 또 유감 표명 대상이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이었다. 그가 직접 의혹을 제기한 한 장관에 대해선 거명하지 않았다.

아울러 "(진술이) 사실이라면"이란 단서를 달았고 의혹 제기 자체는 떳떳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유감 같지 않은 유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을 대신해 묻고 따지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대변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맹공했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김 의원은) 국감장에서 대국민 거짓말 잔치를 한 셈"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의원직을 사퇴해 본인의 말과 행동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흑석거사' 김의겸 의원은 이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떠들어대며 국민을 갈라치고 생사람 잡는 일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에선 '김의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거야 '대변인'이라는 중책을 맡은 인사가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되풀이하면서 국민 불신을 자초해 당에 해를 끼치고 있어서다.

그가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자 당 지도부까지 나서 엄호했다. 일부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술자리 의혹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재생하고 진실 규명을 위한 전담팀 구성을 제안했다. 김 대변인 탓에 결국 당 전체가 '거짓말 수렁'에 빠진 격이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신빙성이 높다'던 장경태 최고위원, '한동훈TF 구성하자'던 박찬대 최고위원, '제2의 국정농단에 해당하는 엄청난 사건'이라던 김성환 정책위의장, '특검하자'던 박홍근 원내대표 등 최고 지도부가 거짓 유포와 재생산에 공범으로 가세했다"고 꼬집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김 대변인의 야심 찬 폭로가 허망한 종말을 맞았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지라시 뉴스' 생산자로 전락했다"고 조롱했다.

김 대변인의 헛발질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내에선 "대변인 수행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김 대변인은 지난달 한 장관이 행사장에서 만난 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따라가 의도적으로 악수 장면을 연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김 대변인은 심지어 외교 사절의 발언을 왜곡했다가 항의를 받고 공식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유럽연합) 대사의 만남에서 전·현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는 대화가 없었는데, 있었던 것처럼 브리핑을 했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술자리 의혹으로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된 상태다. 당내에선 김 대변인이 당직에서라도 물러나는 게 그나마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라는 지적이 적잖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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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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