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전 피의자 신문에 출석해 뇌물 혐의 전면 부인
"검찰 수사, 살아있는 권력에도 향해야"…기존 입장
구속 여부 밤늦게 결정…참사·예산 정국 분수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드디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억 4000만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실장이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것이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얼굴이 알려지지 않을 만큼 베일에 쌓인 인물이다.
그간 공개적으로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던 그가 많은 언론에 노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남색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낀 채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언론을 향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검찰을 비판했다. "검찰 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曾子殺人)·삼인성호(三人成虎)"이라는 것이다.
삼인성호는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사실처럼 믿게 된다는 고사성어다. 자신에 대해 검찰이 허위 진술로 없는 죄를 만들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 정권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도 향해야 할 것이며 최소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파탄에도 힘든 국민들께서 열심히 생활하시는데 저의 일로 염려를 끼쳐 미안할 따름"이라며 허리를 숙였다.
그는 취재진 질문에는 "자세한 건 변호인과…"라며 답변을 피했다.
앞서 정 실장이 차에서 내리자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은 "정 실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정 실장은 소리 나는 쪽으로 돌아보더니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선 법정으로 향했다.
정 실장은 특가법상 뇌물, 부정처사후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네 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그는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일하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에게서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 제공 대가로 6차례에 걸쳐 총 1억4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는다.
또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대가로 민간업자 김만배 씨의 보통주 지분 중 24.5%(세후 428억 원)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2013년 7월∼2017년 3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비밀을 대장동 일당에 흘려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호반건설이 시행·시공하게 해 개발이익 210억 원 상당을 얻게 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9월 29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지시해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정 실장의 심문은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김 부장판사는 김 부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정 실장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나 19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그가 구속되면 검찰 수사의 칼날은 곧바로 이 대표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태원 참사와 예산 심사 등이 얽힌 연말 정국이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