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파문…與·정의당 "법적 책임" "유감"

허범구 기자 / 2022-11-14 15:25:52
친민주 매체 민들레·더탐사, 155명 명단 홈피 공개
與 주호영 "법률적 문제 있을 것"…한동훈도 경고
박정하 "민주당이 유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 설계"
진보당 이정미 "동의 없는 명단 공개 참담하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명단이 14일 공개됐다. 온라인 매체 2개사가 명단 전체(이달초 기준 155명)를 인터넷에 일방적으로 올린 것이다. 명단 공개의 문제점을 들어 반대해 온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경고와 유감을 표했다.

이날 명단을 공개한 2개 매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참석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더탐사'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해 최근 출범한 '민들레'다.

▲친야 매체 '민들레' 홈페이지 캡처.

민들레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태원 희생자, 당신들의 이름을 이제야 부릅니다'라는 제목 아래 사망자 155명 전체 명단이 적힌 포스터를 게재했다. 명단은 가나다 순이고 외국인 희생자 이름은 영문으로 표기됐다. 다른 정보는 없었다.

민들레는 "더탐사와의 협업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명단을 공개한다"며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계속 묻히게 함으로써 파장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재난의 정치화이자 정치공학"이라고 주장했다.

민들레는 "위패도, 영정도 없이 국화 다발만 들어선 기이한 합동분향소가 많은 시민들을 분노케 한 상황에서 희생자들의 실존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이름만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유족 동의 없는 공개를 자인한 것이다.

명단 공개는 민주당이 추동했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문진석 의원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 당 차원의 발표와 함께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재명 대표는 이틀 뒤인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분향하고 애도하는가"라며 "유족이 반대하지 않는 한 이름과 영정을 당연히 공개하고 진지한 애도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촛불 들고 다시 해야겠느냐"고도 했다. 당론화를 지시한 셈이다. 이 대표는 희생자 사진까지 공개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 "민주당도 공범"이라고 맹비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인데도 공개하지 않은 건 사생활 문제나 사적 정보 같은 문제들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유족 대부분이 공개를 원치 않는 것을 누가 함부로 공개했는지, 여러 법률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겨냥해 "어떻게든 유족을 자꾸 모아, 뭔가 정치적인 도모를 하려는 사람들이 저런 짓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라는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설계했던 것은 민주당"이라며 "지금은 온라인 매체 뒤에 숨어 방조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도 공범"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동훈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유족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공개는 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참담하다. 유가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희생자 명단 공개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먼저 나설 것이 아니라 유가족이 결정할 문제라고 몇 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다.

이 대표는 "과연 공공을 위한 저널리즘 본연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며 "이번 명단 공개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유가족의 상처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많은 언론과 국민들께서 함께 도와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지난 11일 "미친 생각"이라고 성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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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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