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의 방관은 불의" vs 권성동 "제2의 광우병 조작선동"

허범구 기자 / 2022-09-25 13:40:42
李 "義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물방울 모여 바다"
민주 "거짓해명에 '안되겠다' 판단"…특검 탄력"
與 "광우병 다시 획책"…"2008년 사태로 교훈"
유승민 쓴소리…"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비속어' 사용 등 외교 논란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여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이 귀국한 지난 24일 밤 페이스북에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다. 의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고 적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세종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불의'가 뭔지를 밝히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 귀국에 맞춰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각종 외교 논란을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오늘 불의를 참을 수 없어서 거리로 나왔다'는 지지자 댓글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답글도 달았다.

친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 대표 글에 "다 바이든 좋겠습니다"라고 썼다. 윤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대화하고 나온 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ΟΟΟ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는데, ΟΟΟ은 '바이든'이라는 의혹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 XX'라는 비속어의 대상이 야당이고 ΟΟΟ은 '날리면'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 최고위원은 이를 비꼬아 "다 날리면 좋겠습니다"라는 뜻으로 댓글을 단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와 친명계 최고위원의 메시지는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노란봉투법' 등 법안 추진, 예산안 심사에 대한 강경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 것으로 읽힌다.

박성준 대변인은 25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 발언과 관련해 "이번 순방 외교를 통해 마지막에 거짓 해명하는 것을 보고 '이래선 안 되겠다', '불의하다'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순방 이후 (대통령실의) 거짓말로 윤 정부에 대한 비판 강도가 거세질 거고 국정조사, 특검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향해 "순방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논란만 남긴 이번 순방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외교라인에 대한 전면적인 교체를 추진하라"고 압박했다.

박 대변인은 당 차원의 대응책에 대해 "국회 외교통일위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현안 질의를 하는 등 다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제2의 광우병 조장'이라는 프레임으로 맞대응했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과 좌파언론은 이번 윤 대통령 순방을 제2의 광우병 조작선동의 기회로 이용하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권 전 원내대표는 "2008년 광우병 조작선동이 있었다. 당시 MBC는 명백한 거짓말로 나라를 뒤집어놓았다"며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방송사가 특정 정치세력의 프로파간다 역할을 자임하며 반정부투쟁의 전위 노릇을 했던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때 야당과 좌파언론은 교훈을 얻었다. 조작선동의 효능이었고, 정치투쟁을 위해서라면 전 국민을 속이는 조작과 선동도 서슴지 말자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MBC는 '(미국)국회에서', '바이든은 쪽팔려서'와 같은 자막을 달아 뉴스에 내보냈다"며 "자막이라는 시각적 효과를 통해 음성을 특정한 메시지로 들리도록 인지적 유도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MBC의 조작선동에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표의 과거 '형수 욕설'도 소환하며 반격했다.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과거 형수에게 욕설한 내용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것이 진짜 욕설"이라고 쏘아붙였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 대표의 '불의' 발언에 대해 "국민 염장을 지를 것이 아니라 차라리 가만히나 계시면 중간이라도 한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요즘 이 대표가 유별나게 법과 정의를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고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전과 이력을 세탁하기 위한 술수"라며 "이 대표에게 법과 정의는 개인의 사적 이익을 충족시키는 창과 방패로 악용되어 왔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선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신뢰를 잃어버리면 뭘 해도 통하지 않는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해야지, 계속 끌면 국민적 신뢰만 상실한다"고 경고했다. 홍 시장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언제나 정면돌파 해야 한다"며 "곤란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하면 거짓이 거짓을 낳고 일은 점점 커진다"고 충고했다. 비속어 발언 논란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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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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