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박범계 "성남FC 의혹 별것 아냐"…변호앞장
李와 불편 전해철·설훈도 참여…고민정은 도우미로
공천권 李에 줄서기…공멸 위기감·'文구하기' 목적
檢風에 단일대오…내년 공천 국면서 갈등부상 전망 더불어민주당이 똘똘 뭉쳤다. 이재명 대표를 지킨다는 명분이다. 이 대표와 맞섰던 친문계도 발을 벗고 나섰다.
검찰의 이 대표 수사·기소로 당이 위기에 처한 것이 계기였다. '사법 리스크' 가시화가 전화위복이 된 격이다.
박범계 의원은 14일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법리 구성을 하면 별것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고 변호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은 전날 이 대표를 특가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박 의원은 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 위원장을 맡아 이 대표 방어에 누구보다 열심이다. 대책위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전담 대응하며 대여 투쟁을 주도하는 최전방 부대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박 의원은 친문계다. 판사 출신 3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대책위 간사는 정태호 의원이다. 정 의원도 이전 정부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역임한 친문계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전해철·설훈·고민정 의원에 대책위 상임고문을 맡겼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친문계 핵심이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이 대표와 불편한 관계였다. 2018년 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이 대표와 맞붙어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선 "이 대표는 대선·지방선거 책임을 지고 출마해선 안된다"며 불가론을 폈다. 이를 위해 자신은 당권 도전도 포기했다.
그랬던 전 의원이 이 대표를 돕는 쪽으로 달라진 것이다. 전 의원 합류로 대책위는 초계파적 의미를 갖게 됐다.
설 의원도 이 대표와 껄끄러운 사이다. 그는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 이낙연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대표가 선출되면)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을 가상할 수 있다"고 말해 이 대표 측의 거센 반발을 샀다.
하지만 지난 2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선 검찰의 이 대표 소환에 대해 "야당에 대한 파괴공작"이라고 날을 세웠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재명 도우미'로 변신했다. 이 대표가 기소된 지난 8일 "우리 역사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한 지도자의 말로는 항상 비참했다는 것을 명심하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전날 S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해 오히려 당이 하나로 똘똘 뭉치게 됐다"고 했다.
비명계가 '이재명 지키기' 총력전에 나선 이유는 뭘까. 이 대표가 2024년 22대 총선 공천권 등 당권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명계가 아닌 의원들로서는 이 대표 눈 밖에 나면 낙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보험용'으로 공조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비주류는 몸조심해야하는 신세"라며 "대여 투쟁에 소극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공천 살생부'에 오르는 위험은 예방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대표를 옹위하는 '개딸'(개혁의 딸)은 극성 지지자"이라며 "이들이 비주류를 감시할 공산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전대 룰 개정을 놓고 친명계가 당내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돌린 '비대위 비판 연판장'에는 의원 63명이 이름을 올렸다. 범친명계가 총동원된 연판장에는 박범계, 고민정 의원 등 친문계도 참여했다.
조응천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처음에는 30여 명이었는데 60여 명까지 늘어났다"며 "민망하지만, 다음 선거 공천을 의식한 분들이 상당히 거기에 가담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여권 인사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내부 상황은 대조적으로 보이지만 공천권이 핵심이라는 점에선 같다"고 짚었다. "민주당은 공천권을 가진 이 대표에게 의원들이 줄서기하는 중이고 국민의힘은 공천권 장악을 위한 친윤, 비윤계가 싸움박질을 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사법 리스크가 터지면 다음 총선은 필패"라는 위기감도 결속 요인으로 보인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의 총선 준비에는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대표 피선거권·의원직 상실이 우려되고 지난 대선 보전비용 434억 원도 반환해야한다.
정치탄압대책위는 문재인 정부 관련 현안에도 대응하는 기구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일례다. 친문들이 대책위 참여 등으로 이 대표를 지원하는 것은 문 전 대통령을 보호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 대표가 취임 첫날인 지난달 29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건 친문 끌어안기 포석이다.
민주당이 '사정 정국' 투쟁을 앞세워 단일대오를 갖추면서 계파 갈등·대결은 사라졌다. 친명 지도부가 출범하며 비명계 입지가 확 줄어든 탓이 크다. 검풍(檢風)이 거세진 건 결정타였다. 계파 갈등은 끝난 건가. 사정 한파에 일단 잠복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내년 공천 국면에서 재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비명계가 공천에서 대거 물갈이를 당하면 조직적 저항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