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택시 요금 인상, 택시대란 해법이 될까?

UPI뉴스 / 2022-09-06 17:35:19
택시 기사의 유입 늘리기에 역부족…요금인상 부담만
심야 택시 대란 해소하기 위한 젊은 기사 유입은 난망
'타다금지법' 등 운송 산업 혁신 발목…규제 풀어야
서울시가 택시 요금을 인상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택시 대란 해법이라며 요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인상안을 보면 택시 기본요금은 기존 3800원에서 내년 4800원으로 1000원 인상된다. 기본 거리는 현행 2㎞에서 1.6㎞로 줄어들고, 거리요금 기준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1m 축소된다. 시간 요금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조정된다. 

심야 할증시간은 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였으나 연말부터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로 2시간 늘어난다. 20%로 일률 적용하던 심야 할증률도 20~40%로 늘어난다. 밤 10시~11시, 익일 새벽 2시~4시까지 20%의 할증률을 적용하고, 밤 11시부터 익일 새벽 2시 사이에는 40%를 적용하는 식이다. 시계 외 할증은 기존대로 20%를 유지된다.

▲ 서울 용산역 택시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 [UPI뉴스 자료사진]

택시대란은 택시 기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택시 공급 부족 때문

현재 택시 대란의 근본 원인은 택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은 택시 대수가 모자란 게 아니라 택시를 운전할 기사가 부족한 데서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의 택시 기사 수는 2019년 12월 말 10만2320명이었다가, 지난 6월 말에는 7만4571명으로 2만7000여 명, 27%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법인택시 가동률은 34%에 그쳤다. 법인택시 10대 중 6대 이상이 차고지에 묶여 있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코로나 사태로 이동이 줄어들면서 택시 수요가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택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젊은 택시 기사들 중심으로 이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닭 1건만 배달하면 5000원을 버는데 기본료 3800원에 택시를 고수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문제는 택시 기사 고령화에 따른 심야 택시 대란

택시 대란의 시발점은 심야에 택시를 잡을 수 없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그 원인은 택시 기사의 전반적 감소보다도 택시 기사의 고령화에 그 원인이 있다. 2019년 말 전체 택시기사 중 60대는 46.6% 70대 이상은 11.9%였다. 그런데 지금은 60대가 49.6%, 70대 이상이 13.9%에 달한다. 60대 이상이 63.6%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연령대별 증감 추이를 보면 40대 이하 택시 기사는 6000여 명이 줄었고 50대 기사는 1만3000여 명이 줄어든 데 비해 70대 이상 고령 택시 기사는 3000여 명이 늘어났다. 고령의 택시 기사들은 심야 운행을 기피하고 그 결과 심야 택시 대란이 빚어진 것이다.

요금 인상이 택시 기사 공급으로 이어질까?

택시 요금이 인상되면 택시 기사의 유입이 늘어나고 특히 심야 운행을 마다하지 않는 젊은 층의 택시 기사가 늘어날까? 결론은 회의적이다. 서울시의 방안대로 택시 요금이 조정되면 중형 택시 한 대당 수입이 6시간 운행 기준으로 낮 시간대는 1만7000원, 할증 요금이 적용되는 심야 시간대는 4만3000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정도 수입 증가로 택시 기사 유입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늘어날지는 회의적이다. 특히 심야 시간대 운전도 마다하지 않는 40~50대 기사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2020년부터 도입된 택시 기사의 월급제인 전액 관리제도 요금 인상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해도 월급에 더해 초과 수입을 가져갈 수 있는 유인책이 차단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요금을 올리면 젊은 기사들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차단돼 있는 것이다.

택시 요금 인상,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택시 요금에 손을 대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책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택시 기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인지, 심야 택시 대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인지, 그 둘 중에 어느 것을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다. 

택시 기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면 전반적인 요금 인상에 무게를 둬야 할 것이고 이는 소비자의 동의를 얻어야 할 부분이다. 다만 택시 요금 인상은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는 일반 소비자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심야 택시 대란은 특정 소비자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들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추가 요금을 감수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할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실제 효과를 가져올 만큼 충분한 할증을 제시하는 게 옳은 일이다. 그런데 이번 인상안에 제시된 심야 할증은 심야 택시 공급을 늘릴 만큼 충분하지도 않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택시 대란은 운송 산업의 혁신을 도외시한 결과

국회는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택시 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소위 타다금지법을 만들어 운송 산업에서 혁신이 싹틀 수 있는 기회를 잘라 버렸다. 타다금지법으로 업계를 떠난 기사가 1만2000명으로 추산된다.

타다금지법이 생기지 않았다면 지금의 택시 대란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혁신을 가로막은 결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서비스도 차단됐고 결국에는 요금인상이라는 또 다른 부담까지 짊어지게 된 것이다.

유럽은 물론 동남아에서도 우버, 그램과 같은 서비스가 일상화됐다. 필요에 따라서는 오토바이는 물론 경차, 승합차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혁신을 차단하고 카카오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이 배를 불리는 기괴한 모습으로 변형돼 왔다.

지금이라도 택시에만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풀어 혁신 서비스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혁신을 외면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 김기성 경제평론가

● 김기성

△ 서울대 사회학과 △ SBS 경제부장 △ SBS 뉴욕 특파원 △ SBS 보도제작국장 △ SBSCNBC 대표이사 △ TV조선 뉴스센터장 △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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