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20일에 의원 단톡방에 '휴대폰 주의' 당부
權, 2014년 비키니 사진 보다 걸려…이미 2번 구설
朴 "權, 상당한 의도…尹과 돈독한 관계 과시한 것"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7일 윤석열 대통령 문자 메시지 노출의 후폭풍을 차단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이준석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는 당대표'로 지칭한 윤 대통령 문자는 여권을 또다시 내분의 늪으로 밀어넣는 형국이다.
권 대행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적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유출·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권 대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잘 이끌고 와준 데 대한 격려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이 나타난 것"이라며 "대통령이 당무에 관여했다든가 그런 측면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내지도부는 문자 노출이 권 대행의 '단순 실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윤심'(윤 대통령 마음)과 선을 긋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문자 노출이 해프닝이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송 원내수석이 지난 20일 '문자 노출 경계령'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져 당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야권은 '의도성'을 부각하며 여당 내분을 부채질했다.
송 원내수석은 당 소속 의원 109명이 참여한 단톡방에 "본회의장에서 휴대폰 사용 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며 경계령을 내렸다. 그는 "사진기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라며 "사소한 일들이 자칫 여야 협상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니 의원님들께 주의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그는 환기 차원에서 당일 한 의원이 문자를 보내는 모습과 그 문자 메시지가 사진기자에 포착됐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그러나 6일 뒤인 26일 권 대행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국회 사진기자단에 들켰다. 원내지도부 '넘버1'이 '넘버2'의 당부를 어기는 바람에 언론에 딱 걸린 셈이다.
집권여당 '원톱'인 권 대행은 '정치 9단' 소리를 들을 만큼 노련한 4선 중진이다. 또 윤 대통령 문자 메시지는 공개 시 정치적 파장이 엄청난 사안이다. 실수로 치부하기엔 석연치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더구나 권 대행은 이미 두 차례 스마트폰 화면 탓에 구설에 오른 바 있다. 2014년 국회 환경노동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스마트폰으로 비키니 사진을 보는 모습이 포착돼 곤욕을 치렀다. 당시 권 대행은 "환노위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가 잘못 눌러져 공교롭게 비키니 여성 사진이 뜬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9년 11월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당내 보수통합추진단장에 원유철 의원을 내정한 것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스마트폰 화면이 찍히면서 드러났다.
보수논객 변희재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권 대행이 국회서 비키니 사진을 봐 물의를 빚었던 뉴스를 올리며 "이미 이렇게 화를 한 번 당해본 자가, 똑같은 방식으로 또 당했다? 이게 바로 권성동이 고의로 문자 폭로했을 정황 증거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대행이 전날 윤 대통령 문자 메시지를 본 시간도 의문스런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11시19분과 11시 40분에 권 대행에게 각각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권 대행은 11시55분에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1시39분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런데 권 대행은 오후 4시 넘어 대화창을 다시 열어봤다. 그것도 하필 국회기자단이 있는 자리에서였다.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노출했을 거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강기훈'이란 인물을 둘러싼 의혹도 이어졌다. 권 대행이 윤 대통령에 보내려던 메시지에서 언급된 강기훈은 1980년생으로 2019년 대안 우파 성향의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로 추정된다. 강 씨는 지난 대선 기간 권 대행과 가깝게 지내며 청년 정책 관련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권 대행이) 상당히 의도가 있다"고 단언했다. 박 전 원장은 "권 대행이 당내에서 여러가지 공격을 받지 않느냐"며 "그것 때문에 '나는 대통령과 문자도 수시로 주고받고 이모티콘도 하는 돈독한 관계다' 이런 것을 과시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기훈'에 대해선 "이 대표 대신 이 분을 내세워 청년정치를 할 것 아닌가 등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대통령과 권 대행간 앞으로 정치적 구상에 대해 많은 대화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배후에 숨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