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코로나 핑계로 리스크 관리?

허범구 기자 / 2022-07-11 14:16:10
대통령실 "코로나 확산따라 중단"…기자·참모 확진
尹 의지 확고하나 지지율 급락에 방침 선회 분석
잇단 거친 발언, 여론에 악영향…메시지 관리 절실
박수현 "여전히 후보시절 어법…국민 불안만 커져"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짧게 질의응답하는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사흘 만에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6, 7일 지방 일정에 참석하느라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이틀 연속 하지 않았다. [뉴시스]

최근 대통령실 출입기자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어 윤 대통령과 접촉을 줄이려는 취지라고 대변인실은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국민소통관(기자실)에 출입하는 확진자가 9명이고 그 가족 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며칠 사이에 두 자릿수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일부 핵심 참모도 본인이나 가족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는 도어스테핑 중단을 강력 권고했다는 전언이다. 도어스테핑 재개 시점은 확진자 수에 따라 유동적이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정은 저희보다 훨씬 강하다. 그건 의심 안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코로나는 핑계일 뿐 지지율 급락 때문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각별하고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탈권위와 '용산 시대'의 상징이자 '윤석열식 소통 행보'라는 평가가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지난주 기자들과의 만남 횟수를 줄이거나 당분간 중단하는 방안을 건의했으나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지율 하락세가 갈수록 심상치 않은데다 도어스테핑에서 잇달아 노출되는 '거친 발언'의 악영향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다 이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대 중반으로까지 떨어졌다.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60% 안팎을 기록했다.  

대통령실은 결국 윤 대통령 '입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메시지 관리에 들어갔다는는 시각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곤란한 질문을 계속 받기가 불편하다고 여겼을 법하다.

마침 윤 대통령은 지난 6, 7일 지방 일정 참석을 이유로 이틀 연속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았다. 주말엔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났다.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명분과 모양새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셈이다.

중단 방침은 윤 대통령 출근 전 김대기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어스테핑 중단 통보에 출입 기자단은 반발했다. 기자들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만나 "지지율 하락으로 도어스테핑을 취소했다는 지라시(정보지)까지 있다"며 항의했다.

야권에선 윤 대통령 비판이 거셌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제된 언어를 쓰면 몰라도 아예 없애는 건 지나친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불리하면 안 하고 유리한 일 있을 때 하는 건 원칙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청와대 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 '말'을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았다. 박 전 수석은 "아직도 대통령 후보 시절의 어법으로 말씀하시는 것에 국민이 불안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거의 화를 내던데 대통령의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한 경고도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CBS 라디오에서 "3월 9일 선거 때 (윤석열) 대통령을 찍은 분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그게 가장 위험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현근택 전 선대위 대변인은 같은 방송에서 "두 달만에 (긍정과 부정이) 더블 스코어가 되고 이러다가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가는 거 아닌가하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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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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