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의 부동산경제] 규제완화가 능사? 서민들 날벼락 맞을 수도 

최영진 / 2022-07-07 15:24:03
윤석열 정부, 규제 풀어 주택 공급 확대 추진
분양가상한제, 종부세, 재건축 규제 완화 시동
집값과 전·월세 상승 초래하는 부작용 생각해야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정책에 큰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은 시장을 옥죄는 전 정부의 규제를 없애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듯하다.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규제 혁파가 목표다.

물론 대부분의 규제 완화 안은 국회를 통과해야 시행이 가능하다. 여소 야대 국면에서 손쉽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아무튼 신 정부는 공급에 걸림돌이 되는 법령을 바꿔 주택 건설 물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수요 억제를 통해 주택가격을 잡아보려 했던 전 정부와 달리 공급 확대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소리다.

여기다가 조세 저항이 심한 종합부동산세도 대폭적인 손질을 가할 모양이다. 이미 1주택자 종부세 과세기준을 종전 9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한시적으로 완화한다고 했고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누진세율 문제도 손을 보겠다고 한다.

규제 완화의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분양가 상한제 규정을 손질해 주택 공급이 늘어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어떻게 하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출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면 앞으로는 건설회사의 개발 이익을 높여줘 경쟁적으로 집을 짓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건설사의 돈벌이가 좋아지면 너도 나도 아파트 건설에 나서 결국 공급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 미성, 진주 아파트 재개발 지역과 올림픽공원. [이상훈 선임기자] 

재초환제 완화 재건축 활성화 도모

공급 확대 방안의 하나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적용되는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재초환) 완화 내용도 거론된다. 

최근 서울시는 각 구청별로 추진 중인 재건축사업 현황과 재초환 부담금 내역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전 정부가 마련한 재초환 기준으로는 재건축 시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판단이다. 

재초환은 재건축 이전과 사업 완료 후의 아파트 가격 차액에 따라 부과율 10~50%를 적용해 부담금을 물리는 제도다. 그러니까 재건축을 하고 난 뒤 개발 이익이 많을수록 부담금을 많이 내야하는 구조다. 언뜻 보면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담금 때문에 재건축이 잘되지 않아 기존 대도시에서의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그밖에 부담금 면제 기준과 자산 평가일도 조정할 모양이다. 이렇게 해서 부담금이 줄어들고 여기다가 분양가 상한제 완화로 일반 분양분의 분양가가 높아지면 조합으로서는 재건축 사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재건축이 활성화돼 서울 도심과 같은 곳에서도 공급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종부세 대폭 손질해 조세저항 해소

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종부세 완화 방안은 이미 1주택자의 경우 과세 기준 금액을 11억 원에서 올해 한시적으로 14억 원으로 높이고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도 과세 기준를 상향 조정하고 징벌 수준의 중과 세율도 1주택자와 형평성을 맞추는 복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더욱이 종부세 부과 기준을 주택수가 아닌 주택가액을 기준으로 하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지금은 1주택자는 주택가격이 얼마든 간에 과세표준에 따라 0.6~3% 세율이 적용되는데 비해 다주택자는 1.2~6% 수준이다. 주택 값이 같더라도 훨씬 많은 세금을 내는 구조다.

그래서 아예 주택수가 아닌 전체 소유 주택의 총 금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자는 주장이다.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격 비율도 60% 선으로 낮추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범 정부 차원에서 '규제 개혁 혁신을 통한 경제 활력 제고'라는 과제를 만드는 중이다. 이 가운데 복잡한 개발 규정에 전반적인 손질을 가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사업 이익과 직결되는 용적률 기준을 정하는 용도지역 조정 문제가 포함된 것 같다.

이밖에 금융·재산세 등을 포함한 소소한 규제 완화 작업은 계속 추진 중이다.

규제 완화 뒷면에는 부작용도 동반

그렇다면 현재 시장에 도사리고 있는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능사일까.

우선 분양가 상한제를 보자. 기준을 완화해 분양가를 높여주면 주택업체 입장에서는 너무 좋다. 그만큼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주택시장이 고(高)분양가 분위기로 흘러가면 주변 집값도 덩달아 뛰게 된다는 점이다. 전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는 바람에 주택가격 폭등이 나타났다고 판단, 분양가 상한제를 다시 도입했던 것이다. 물론 당시 전적으로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집값이 급등한 것은 아니지만 주택시장을 혼란스럽게 한 것은 사실이다.

다음은 종부세 문제다. 세금 부과 기준을 주택 수가 아닌 총 가액으로 한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 불경기 때 집을 사라고 독려했던 정부가 주택가격이 뛰자 다주택자를 범죄시했으니 싼 집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두 손 들고 환영할 일 아닌가.

하지만 여기서도 부작용이 나타나게 돼 있다. 신 정부 방안대로 주택가액에 따라 종부세를 부과할 경우 다세대·연립 같은 가격이 낮은 소형 주택으로 투자 수요가 몰릴 소지가 다분하다. 구매자가 많아지면 집값은 당연히 올라간다. 집값이 상승하면 전·월세도 덩달아 오른다. 그간 수없이 경험해온 일이다. 

그런데 말이다. 소형 주택은 서민들의 주거 대상 아닌가. 정부 처방이 잘못되면 졸지에 서민들이 날벼락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렇듯 규제 완화가 만사형통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정책을 입안할 때 항상 부작용 문제도 고려해야 후유증이 적다는 말을 하고 싶다.

▲ 최영진 대기자 / 도시계획박사

KPI뉴스 / 최영진 대기자 choibak1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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