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표, 한덕수 저격하며 사의…文정부 인사 줄퇴진하나

허범구 기자 / 2022-07-06 14:55:16
洪 "KDI, 정권 나팔수 아냐…KDI에 남을 이유 없어"
'소주성 설계자', 韓 등 與 압박에 반발…사퇴수순
정해구·전현희·한상혁 등 '알박기 인사' 與 타깃
'尹징계' 주도 한동수도 사의…친문 고위직 벼랑끝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기조였던 '소득주도 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6일 사의를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여당의 퇴진 압박에 사퇴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홍 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다면서 저의 거취에 대해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며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왼쪽)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뉴시스]

홍 원장은 문 정부 시절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이자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을 주도해 자영업자 등의 강한 반발을 샀다.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연패 원인 제공자로 꼽히기도 한다.

그는 "총리께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국민의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저격했다.

한 총리는 지난달 28일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뀌어야지. 윤석열 정부랑 너무 안 맞는다"고 말한 바 있다. 홍 원장 사퇴를 요구한 셈이다.

홍 원장은 "정권이 바뀌고 원장이 바뀐다고 해서 KDI와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 보고서가 달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연구기관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말 휴직 중인 부경대에 2학기 강의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돼 일찌감치 사의를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홍 원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문 정부 임기말 임명돼 잔여임기가 남은 다른 친문 기관장들도 퇴진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일 홍 원장과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등을 문 정부 임기말 '알박기 인사'로 지목해 사퇴를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알박기 인사는 총 59명에 이른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최종 책임자'로 규정해 공세 고삐를 바짝 조였다. 지난 4일에는 민주당 의원 출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거론하며 "생계 유지 수단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것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몰아세웠다. 

박수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신 공공기관장 등에 대해 "후안무치"라고 성토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방송통신위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임기를 고수중인 한상혁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에서도 친문 인사 퇴진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징계를 주도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최근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재직 후 지난해 연임된 한 부장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한 부장은 2020년 4월 '채널A 사건'에서 한동훈 당시 검사장 감찰에 착수해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같은해 11월 윤석열 당시 총장의 직무배제 및 징계 국면에 앞장서 정직 2개월 결정을 이끌어내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 부장은 정권교체에도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자신을 공개 비판해온 정희도 전 동부지검 중경단 부장이 한동훈 법무장관 첫 인사에서 감찰1과장으로 임명되면서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졌다.

한 장관 취임 후 단행된 법무·검찰 인사에서 '친문' 검사 좌천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전 정권에서 임명된 외부개방직 인사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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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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