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동맹국과 긴밀 협력…韓 더 큰 역할 하겠다"
'나토·인태 연대' 가치외교…대통령실 "기대이상"
한체코, 한영정상회담·나토총장 면담 후 귀국길 윤석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지도자들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지를 당부했다.
나토 무대에서 연설한 우리나라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연설은 3, 4분 간 이뤄졌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마드리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한반도와 국제사회 평화안보에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날 국제사회는 단일국가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안보위협에 직면해있다"며 "신전략개념이 반영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나토 차원의 관심도 이러한 문제의식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나토는 2006년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수립한 이래로 정치·군사 분야의 안보 협력을 발전시켜왔고 이제 대한민국이 역량을 갖춘 국가로서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제안보, 사이버안보 등도 거론하며 "나토 동맹국과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나토의 신전략개념은 미국 주도 아래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전략개념을 뜻한다. 나토는 향후 10년간 목표를 담은 '전략개념'(Strategic Concept)에서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직접 언급하며 "국제질서를 뒤엎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연설로 '가치외교'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와 가치규범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지역 테두리를 넘어 협력을 꾀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그런 만큼 윤 대통령의 나토 무대 데뷔는 서방의 반중 노선 동참으로 비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경쟁과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가 부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뿐 아니라 중국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 법치 기반 위에 설립된 나토와 변화하는 국제안보 환경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나토의 협력관계가 이런 연대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한국을 지탱하는 가치를 고리로 나토와 연대를 모색하겠다는 메시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해 "세 가지 목표를 기대 이상으로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가지 목표로 △가치규범 연대 △신흥안보 협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가치규범 연대와 관련해 "인권, 법치에 대한 공감대 확인을 넘어 나토가 문제시하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러시아 책임성에 대해 나토 동맹국이 신전략개념을 들고 나왔다"며 "이번에 초청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은 새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데 그 한가운데 중국에 대한 고민과 딜레마가 섞여 있다"라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후 스페인 재외 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동포 여러분들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시대에 맞게 법령과 제도도 정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현지에서 손쉽게 체감 가능한 디지털 중심의 교민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후손들이 민족 정체성을 지키면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차세대 동포 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스페인 동포 간담회가 열린 것은 15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30일 오후(현지시간) 나토 사무총장 면담을 끝으로 순방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체코 정상회담을 갖는다. 원자력 발전 협력 방안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어 스페인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인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세일즈 외교'를 진행한다. 윤 대통령은 오후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한영정상회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면담을 가진 뒤 귀국길에 오른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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