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인지뢰 생산·사용·비축 금지…제거 위해 100여개국 42억$ 지원"
"한국 안보 최우선 고려"…HRW "중요한 진전이지만 지리적 예외 없어야" 미국이 한반도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대인 지뢰(Anti-Personnel Landmine)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는 오타와 협약에 따라 대인 지뢰 사용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다만 "이 같은 조치에도 한반도의 특수성과 한국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 따라 현시점에서 한반도의 대인지뢰 정책은 유지한다"며 "대인지뢰를 대체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서도, 동맹 한국의 안보는 최우선 고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타와 협약(Ottawa Convention)은 대인 지뢰의 사용과 생산, 비축을 금지한 국제협약으로, 유엔군축사무국(UNODA)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비롯해 164개국이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해 있다.
미국은 오타와 협약 가입국이 아니다. 한국과 북한, 중국 등도 가입하지 않았다.
이번 정책 변경으로 미국은 지뢰를 생산하거나 사용, 비축하지 않으며, 한반도 방위 목적 이외에는 오타와 협약에 반하는 어떤 행위도 지원하지 않는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또 지뢰 탐지나 제거 등의 목적 이외에는 지뢰를 수출하거나 이동하지 않으며, 한반도 방위에 필요하지 않은 지뢰는 파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충분한 정책 검토 끝에 전세계 대부분 국가가 동참하고 있는 대인지뢰 제한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이는 대인지뢰가 어린이를 포함해 시민에게 무고한 영향을 미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믿음을 반영한 조치"라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이날 미국의 대인지뢰 정책 변경에 대한 별도 성명을 통해 "대통령 명령에 따라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대인지뢰 사용은 오타와 협약에 따를 것"이라며 "국제적 비상 상황에 대응하면서도, 국방부는 대인지뢰를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드리엔 왓슨 미 NSC 대변인은 "세계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대인지뢰가 미칠 수 있는 잔혹하고 파괴적인 영향을 다시 한 번 목격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대인지뢰의 해로운 결과를 완화하는 데 세계 지도자로서 미국의 역할을 계속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NSC는 "미국은 1993년 이래 재래식 무기 파괴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100여개 국가에 42억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면서 "우리는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되찾기 위한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별도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동과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러시아군이 대인지뢰를 포함한 폭발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무수한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한반도를 예외로 설정한 것은 비무장지대의 지뢰는 한국 정부 관할이지만, 우리는 한국의 방위에 책임이 있다"며 "오타와 협약에 따르면 지뢰 사용을 돕거나 권장할 수 없고, 이런 차원에서 한국은 예외"라고 덧붙였다.
국무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300만개의 대인지뢰를 비축하고 있으며,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건을 제외하고는 1991년 걸프전 당시 마지막으로 대인지뢰를 사용했다.
미국은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2014년 9월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하겠다며 바이든 행정부와 유사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당시에도 '한반도 예외 정책'을 이유로 오타와 협약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미군에 불이익이라는 이유로 관련 규정을 완화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대인지뢰 사용 제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날 '대인지뢰: 미국, 글로벌 협약에 한걸음 더 다가서다 – 대인지뢰 금지에 대한 지리적 예외는 필요하지 않다' 제하의 성명에서 "한반도를 제외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대인지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은 중요한 진전이지만 이 무차별적인 무기를 금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HRW는 "미국은 1997년 지뢰금지조약 협상에서 한국에 예외를 적용하려 했지만 동맹국들로부터 강력히 거부당했다"면서 "한국에서 군대를 지휘했던 사람들을 포함한 수많은 미군 예비역 장교들은 대인지뢰를 사용하는 것은 군사적 가치가 거의 또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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