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대통령"…與갈등 정치적 상황에 거리 둬
이명박 전 대통령, 정치 불신 깊어 당청관계 쓴맛
尹 대통령, 정치 무시하면 전철 밟을 가능성 있어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대통령은 국가의 대통령이지 무슨 당(黨)의 수장도 아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혁신위 등을 놓고 이준석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가 연일 충돌하는 상황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갈등이 있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당 문제는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가 늘 그런 것 아니겠나"라는 평가도 곁들였다.
여권 내 주도권 다툼을 위한 파워게임과 내홍이 번지는 정치적 상황에는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이 아닌 국가를 위해 일하는 지도자로서 정치인 이상의 존재감을 각인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대통령 발언을 보면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연상된다"며 "MB는 취임하자마자 자기의 경쟁자는 선진국 정상들이라며 경제문제 해결 등을 위한 정상외교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인 출신인 MB는 여의도 정치를 싫어했다"며 "대통령이 되자 자기 상대는 국내 정치인들이 아니라고 사실상 선언하며 소통, 통합이라는 정치 본연의 역할을 방치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MB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깊었다. 여의도 정치는 비효율적으로 단정했다. 서울 마포대교를 건너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MB는 야당은 물론 여당과도 거의 소통하지 않았다.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 친이계 핵심 이재오 의원을 통해 여당을 대리 통치했다. 국회의 고유 권한인 원 구성조차 청와대가 좌지우지했다. 정권 말까지 청와대 우위의 당정 관계가 이어졌다. 그 결과 당·청, 대 국회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지 못해 쓴맛을 봤다.
윤 대통령은 아예 '정치 경험'이 없는 신인이다. 정치에 대한 반감도 엿보인다. 새 정부에서 검찰 출신과 관료는 '편중 인사' 논란이 나올 만큼 중용되고 있다. 정치인은 그렇지 못하다. 통상 대통령실 참모진으로 많이 갔던 정치인 출신 '어공(어쩌다 공무원)'은 눈에 띄게 줄었다.
대통령이 정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강하면 여당, 국회와의 긴장이 높아지고 정국은 경색될 공산이 크다. 인사문제는 바로미터다. 윤 대통령 인사 스타일을 보면 대통령실과 여당이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여소야대 정국이다. 대통령실과 여당 간 갈등까지 생기면 국정 난맥은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이 지방선거 압승으로 '마이웨이 기조'를 강화하는 건 여당에겐 좋지 않은 조짐이다. 윤 대통령이 정치를 무시하면 전임 대통령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