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이준석 '양날의 검'…외연 확장 vs 내분 리스크

허범구 기자 / 2022-06-10 10:04:24
젊은층·호남 구애…당원 세배 늘고 득표율 15%
'젠더갈라치기', 윤핵관과 충돌…잦은 내홍 촉발
장성철 "李 내쫓으면 2030, 중도층 외면 받을 것"
유인태 "李 토사구팽? 민주 바라고 與는 불안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오는 1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평가는 엇갈린다.

당의 외연을 넓힌 건 후한 점수를 받는다. 반면 내분의 불씨인 '입 리스크'는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양날의 검'인 셈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9일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2030세대의 지지세가 강하다. 또 광주, 전남북을 누구보다 열심히 찾았다. 젊은층과 호남은 보수 정당의 약한 고리다. 헌정 사상 첫 30대 당대표는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 대표 취임 후 당원이 20여만명에서 80여만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가 2030 세대 당원 가입을 독려한 덕이 컸다. 대선 기간 이 대표 주도하에 젠더·게임·암호화폐 등 정책 이슈 파이팅에 주력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호남 구애 전략도 차별적이었다. 호남 200만 가구에 '손편지'를 보냈고 '윤석열차'를 타고 호남을 찾았다. 6·1 지방선거에서 당의 광주, 전남북 득표율은 모두 15%를 넘었다.

대선·지방선거 '2연승'에서 이 대표 공이 크다는데 당내 이견은 별로 없다. 그런 만큼 이 대표는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여권의 잠재적 차기 주자로까지 거론된다.

그러나 이 대표 행보를 비판, 우려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참지 못하는' 논쟁적 성정은 분란과 대결을 자주 일으켰다. 싸움닭·트러블메이커 이미지가 점수를 까먹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교수는 10일 통화에서 "대선·지방선거를 모두 이긴 정당사상 최초의 당대표"라며 "당을 살리고 보수우파 진영의 외연을 넓힌 영웅"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대표로서의 무게감을 인식해 좀 더 신중하고, 진중한 언행을 갖춘다면 대성 할 정치 지도자"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두 번의 선거에서 스스로 내홍의 중심에 섰다. 대선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수시로 충돌했다. 두 차례나 대표직을 사실상 내려놓고 '몽니'를 부린 건 대선 패배의 위기까지 자초했다. 그럴 때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달랬다.

'이대남(20대 남성)'을 중시한 선거 캠페인은 '젠더 갈라치기' 비판을 불렀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일례다. '이대녀(20대 여성)' 등 젊은 여성들은 반발했다. 그 반작용으로 '개딸(개혁의 딸)'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에게 몰려갔다는 관측이 적잖다.

이 대표의 '내분 리스크'는 진행중이다. 이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 맏형격인 정진석 의원과 수일 간 낮뜨거운 난타전을 벌인 것은 비근한 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이슈몰이에 나서며 당 주도권을 틀어쥐려 하고 있다. 차기 총선 공천룰 손질을 겨냥한 '당 혁신위원회' 출범은 신호탄이었다. 일부 의원을 이끌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도 마찬가지다.

분수령은 오는 24일 당 윤리위원회 결정이다. 이 대표의 '성 상납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당 윤리위가 징계 여부를 심사중이다. 24일쯤 윤리위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에 따라 이 대표가 향후 거취를 어떻게 정할지가 중요 변수다. 이 대표 임기는 내년 6월까지 1년 남았다. 그러나 중징계가 나오면 이 대표가 조기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 당에 큰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는 "이 대표를 쫓아내면 당은 2030세대와 중도층으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윤핵관들이 당을 장악해 민심의 버림을 받을 듯하다"고 경고했다. 

야권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토사구팽 시키려는 거 아니냐는 얘기들을 많이들 한다"며 "민주당에서는 아마 그러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어쨌든 국민의힘의 구성원들은 그래도 이준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들을 할 것"이라며 "많은 의원들은 총선이 1년 10개월 후인데, (이 대표를) 쫓아내면 이제 다시 오그라드는 게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오는 12일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향후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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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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