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민주 당론…검수완박 100% vs 한덕수 인준 이탈

허범구 기자 / 2022-05-21 11:13:00
검찰청법·형소법개정안 처리때 의원 전원 찬성표
韓 임명안 표결땐 60여명 불참 또는 반대표 던져
양이원영 등 당론 반대투표 공개하는 의원들도 나와
강온론 따라 당론 관철 차이나…'금태섭 학습효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 더불어민주당은 두가지 중대 현안 처리를 위해 '당론 투표'를 결정했다.

당론 투표는 불이익을 우려해 이탈하는 의원이 드물다. 물론 국회 본회의 표결 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다. 무기명 투표는 기명보다 압박감이 덜하다. 그래도 당론을 거스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반란표 '정체'가 드러났던 게 정치권 풍토였다.

▲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검수완박을 위한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달 30일과 지난 3일 각각 본회의를 통과했다. 두 법안 표결은 전자투표로 진행돼 찬반 의원 이름이 공개됐다. 반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은 전무했다. 각각 찬성률 100%.

표결 전 검수완박에 대한 반대와 우려를 표한 의원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소신 투표'를 하지 못했다. '금태섭 학습효과' 때문이라는게 중론이었다. 금 전 의원은 당론과 다른 의견을 고수하다 2020년 총선에서 낙천한 뒤 민주당을 탈당했다.

한덕수 총리 인준안은 지난 20일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투표 결과는 재석 250명 중 찬성 208명, 반대 36명, 기권 6명이었다. 전체 의원 291명 중 41명이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전원은 찬성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나머지 찬성표 100명이 모두 민주당 의원이라도 이탈표가 상당하다. 민주당 의원 167명 중 최소 60여명이 당론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표에 불참하거나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무소속(8명)과 정의당(6명), 기본소득당(1명), 시대전환(1명)을 합치면 16명이다. 이들의 찬성 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민주당 이탈표 숫자는 늘어난다. 검수완박 입법때와는 사뭇 다른 표결 결과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21일 "무기명 투표인 점을 감안해도 반란표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전날 본회의 직후 페이스북에 투표 결과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제 양심상 아이들 보기 부끄러워서 저런 사람이 총리로 적합한 사람이라고 도저히 찬성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직이냐 국민이냐'는 선택의 기준을 놓고 시민단체에 있을때부터 고민해왔으나 늘 후자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당에 와서 정치인이 되었어도 제 선택 기준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총리 인준에 반대했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비친다.

▲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덕수, 난 반댈세!"라는 단문을 올렸다.

강병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다. 인준 반대가 당의 공식 입장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부족했다"고 적었다. 반대 투표를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왔으나 강 의원측은 "찬성 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이 당론을 어긴 투표를 했음을 공공연하게 '자랑'하는 현상은 보기 드문 사례다. 의총에서 결정된 당론이 강경론이냐 온건론이냐에 따라 본회의 투표 결과와 의원 반응이 다른 셈이다. 검수완박 입법은 강경파 초선들이 주도했다. 한 총리 인준안 가결은 온건론이 우세했던 결과다. 

본회의 직전 민주당 의총에선 3시간 넘게 격론이 벌어졌다. 한 총리는 절대 안된다는 강경론과 '발목잡기 프레임'을 경계한 온건론이 충돌했다. 강병원, 양이원영, 정청래, 신동근, 박주민 의원 등은 부결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노웅래, 김민석 등 다선은 6·1 지방선거를 위한 현실론을 펴며 반격했다. 특히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측근 김영진 의원은 "한 후보자를 부결시키면 즉사하는 것이고 연기하면 고사(枯死)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찬반이 팽팽했고 세 차례 거수투표 끝에 가결 당론이 가까스로 결정됐다.

한 정치 전문가는 "의원들이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층의 눈 밖에 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선 당론 투표를 철저히 따르고 그렇지 않을 경우 성향에 따라 투표한 것"이라며 "강온론에 따라 당론 관철이 차이나는 두 얼굴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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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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