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성추행 사내아이 자유?' 윤 비서관 시집 논란
與 지도부, 첫 尹 비판…선거 악재·野 물타기 우려
李 "尹대통령에 정호영 빠른 판단요청"…사퇴 건의? 국민의힘이 애가 달은 모습이다. 대통령실의 잇단 '인사 리스크' 때문이다.
6·1 지방선거가 코 앞인데 '시한폭탄'이 한둘이 아니다. 막말 논란의 김성회 전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지난 13일 자진사퇴했다. 그나마 며칠 만에 악재가 정리됐다.
그러나 윤재순 총무비서관 문제가 불거졌다. 내용이 고약해 여론 악화가 불가피하다. 윤 비서관 건은 특히 성추문에 휘말린 더불어민주당이 '물타기'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우려다. 민주당은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윤 비서관이 과거 시인으로서 활동했을 당시의 표현 논란과 관련해 사과를 촉구한 이유다. 이 대표는 이날 지방선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윤 비서관은 국민에게 충분히 사과하라"고 말했다.
"윤 비서관이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했던 여러 표현은 지난 20여 년간 바뀐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여당 지도부의 윤 비서관 공개 비판과 사과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 비서관은 2002년 11월 출간한 시집에서 '전동차에서'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이 시에는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 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야" 등의 표현이 나온다. 또 '초경, 월경, 폐경'이라는 제목의 시에서는 처녀를 '퇴색되지 않은 선홍빛 눈깔' 등에 빗댄 구절이 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과거 '남자마음설명서'라는 책에서 서술한 내용이 부적절했던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던 일이 있다"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2007년 펴낸 책에서 '콘돔을 싫어하는 여자', '몸을 기억하게 만드는 여자', '바나나를 먹는 여자' 등으로 여성을 분류해 사퇴 공세를 받았다.
이 대표는 "윤 비서관은 시인으로 활동하며 썼던 여러 표현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시절인 1996년과 2012년 회식 자리에서 성비위에 연류돼 각각 인사조치와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윤 비서관 해임을 압박중이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전날 "박완주 의원 사건을 비롯해 우리 당에 접수된 모든 성폭력 범죄를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윤 비서관 경질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일부는 다양한 루트로 윤 비서관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대통령실에 전하며 경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보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사람을 그렇게 쓰는 게 아니다"라며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비서관은 1997년 성남지청 수사관 시절부터 25년 동안이나 윤 대통령과 근무 연을 이어온 '핵관(핵심 관계자) 중 핵관'으로 분류된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을 때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지냈다.
대통령실도 동성애 비하 발언 논란 등으로 물러난 김성회 전 비서관과 윤 비서관은 사안이 다르다는 시각이다. 야권이 윤 대통령 측근을 저격하며 대통령실 인사 자체를 물고 늘어지는데 대해 거부감도 엿보인다.
그러나 정국 주도권이 달린 중대 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으로선 대통령실과 '눈높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불리한 악재는 제거해야하는게 여당 처지다.
이 대표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임명 여부에 대해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요청을 이미 드렸다"고 소개했다. 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은 과반에 달한다. 이 대표가 경질론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윤 비서관 사과와 정 후보자 거취가 초반 윤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 관계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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