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방위비도 자랑…尹정부엔 "우리 정부 성과 전면 부정"

허범구 기자 / 2022-05-04 14:02:10
文대통령 "방위비 협상 버틴게 다른 나라에 도움"
"위기 잘 넘어 크게 도약…새로운 시대 연 文정부"
尹당선인엔 거듭 날세워…"앞으로 비교받게될 것"
'檢 선택적 정의' 빌미 검수완박도…"누워 침뱉기"
국민의힘 "심판의 시간…文, 겁먹은 도둑 모습"
문재인 대통령은 "아마 내가 그렇게 (미국의 방위비 인상 요구에) 버틴 게 다른 나라들에도 큰 도움이 됐을 걸요"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진과 회의하는 자리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 보도에 대한 반응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인터뷰에서 재임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려고 했기 때문에 "내가 대선에 져 문 대통령이 가장 행복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 내용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초상화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과거의 틀을 많이 벗어났다는 것을 전방위로 설명하면서 수용할 수 없다고 참 많이 버텼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웃으며 '미국의 방위비 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다른 나라에도 도움이 됐겠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역할을 은연중 자랑한 셈이다.

박 수석은 4일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 두 대통령의 위트에 담긴 각각의 진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9일 퇴임을 앞두고 신변 정리 중이다. 임기 내 활동을 소환하며 소회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5년 내내 모든 일에서 잘했다는 말만 늘어놓는 모습이다. 잘못해 후회하거나 아쉬웠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 30명과 마지막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내내 위기였다"며 "국무위원들이 원팀으로 대응해 위기를 잘 넘었고 더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대한민국은 선도국가라고 자부할 수 있게 됐다"며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연 정부로 평가되고 기억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지난달 25, 26일 JTBC와 대담은 부동산·경제·남북관계 등에서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 정부 성과 평가는 '국민 눈높이'와 달리 후했고 불리한 사례는 입에 담지 않았다. 압권은 부동산 문제였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전 세계적 현상"이라고 강변했다. 직접 사과한 사실을 잊은 듯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선 거듭 날을 세웠다. 문재인 정부 백서 발간을 기념해 국정과제위원회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도 '뼈 있는' 메시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다음 정부(윤석열 정부)는 우리 정부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다시피 하는 가운데 출범하게 돼 우리 정부의 성과, 실적, 지표와 비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대한 우리 국정자료와 통계자료들을 다 포함한 국정백서를 남기게 되었기 때문에 아마 이 자료들은 앞으로 이어지는 다른 정부들과 비교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우리와 많은 점에서 국정 철학이 다르다고 느끼지만, 철학과 이념을 떠나 오로지 국민과 국익, 실용의 관점에서 우리 정부가 잘한 부분은 발전시키고, 부족했던 점은 거울삼아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인수위가 전날 발표한 국정과제가 현 정부 정책을 부정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공포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선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지금의 검찰은 문 대통령이 적폐수사에 동원하고 김오수·이성윤 등 친여 인사를 요직에 앉혀 수족처럼 부렸던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선택적 정의 운운한 건 누워 침뱉기"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국무회의 후 전 부처 공무원에게 감사서한을 보내 "저는 곧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평소 "퇴임 후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정치적 발언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과 월성 원전 사건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문 대통령 관련 의혹이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대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신·구 정권의 정면충돌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의힘은 험악한 표현을 동원해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결코 자신의 꿈처럼 잊혀진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지난 5년 문 대통령은 마치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쇼를 했다"며 "국민을 속였다고 좋아하지 말라. 법으로부터 도피했다고 안심하지 마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쇼의 시간은 끝났다. 여러분에겐 심판의 시간 오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김근식 전 선대위 정세분석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검수완박 X 싸고 튀는 작태는 영락없이 겁먹은 도둑의 모습"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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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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