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1번 검사하고도 '614억 횡령' 발견 못한 금감원

강혜영 / 2022-05-02 10:17:36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 직원의 614억 원 횡령이 발생한 기간에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를 십여 차례 진행했지만 이런 정황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직원 A 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614억 원을 인출했다.

금감원은 이 기간 우리은행에 대해 총 11차례 종합 및 부문 검사를 했다. 금감원은 11차례 검사에서 우리은행의 부동산개발금융(PF 대출) 심사 소홀로 인한 부실 초래, 금융실명거래 확인 의무 위반 등은 적발했지만 횡령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명동 본점 전경 [우리금융지주 제공]

우리은행은 2013년 종합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민영화와 매각설로 미뤄졌다. 2014년에는 검사 범위가 축소된 종합 실태평가로 바뀌었다.

2015년 검사에서는 우리은행 도쿄지점이 2008년 4월 말부터 2013년 6월 중순까지 타인 명의로 분할 대출하는 등 111억9000만 엔의 여신을 부당하게 취급한 문제를 적발했지만, 국내 직원의 횡령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2016년과 2018년에는 경영실태 평가를 받았으나 금감원과 은행 모두 이번 범행을 발견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우리은행에 대해 실시한 현장 종합감사에서도 횡령 사실을 포착하지 못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지난달 29일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담당 회계법인에도 횡령 사실을 놓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금감원도 검사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의 검사는 개별 거래 전부를 들여다보는 게 샘플링해서 살펴본다"며 "은행 직원이 서류를 위조했을 때는 횡령 정황을 포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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