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선 침묵…'친여' 조정훈만 반대, 양향자 기권
陳 "처럼회=하나회"…최창렬 "비판 많았는데 의외"
"'금태섭 효과' 있어 반대표결 안될 것" 梁전망 적중 더불어민주당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탈표'는 결국 단 한표도 나오지 않았다. 검찰청법 개정안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72표를 얻어 통과됐다.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161명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지난달 12일 검수완박 입법을 당론으로 정했다. 그러나 몇몇 의원은 '반대 소신'을 공개 천명했다. 그런 만큼 반란표 가능성이 점쳐졌다. 결과는 찬성 일색이었다. "집단광기",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소장파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21일 페이스북에서 "검수완박을 찬성하시는 국민들조차 이건 아니라고 말씀하신다"라며 "국민들께서는 민주당이 지금 선을 넘고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친이재명계 핵심 김병욱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이런 식으론 결코 검찰개혁을 이룰 수 없으며 우리 당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숭고한 민주주의 가치를 능멸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비상대책위원 이소영 의원은 "지금의 상황은 2년 전 위성정당 창당 때와 다르지 않다"며 "같은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했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렇게 정치를 하면 안된다"며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조응천 의원도 "사실은 조금 두렵다.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소신 투표를 독려했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양심과 소신에 따른 표결을 못 한다면 정치를 하는 의미가 있을까요"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본회의에선 검수완박 반대 민주당 의원들의 '소신'이 증발했다. 검수완박이 아니라 '의소완박'(의원 소신 완전 박탈)인 셈이다.
반대표를 던진 3명은 국민의당 이태규·최연숙 의원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었다. 국민의힘과 합당을 앞둔 국민의당 소속 의원 3명 가운데 2명이 반대한 것이다. 찬성표는 권은희 의원이다.
조 의원은 그간 밝혀온 반대 입장대로 투표했다. 조 의원은 본회의 표결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은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민주당이 주장하는 검수완박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이 통제와 감시를 받지 않게 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평범한 시민들이 받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친여' 의원으로 분류된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만든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으로 출마해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됐다.
기권표 2명은 무소속 양향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또 다른 '친여 의원'으로 꼽힌다.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을 쓴 양 의원은 "소신대로 투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기본소득당은 입장문에서 "용 의원 입장은 수정안 기권, 원안 찬성"이라고 설명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본회의 통과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집단광기"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나라 말아먹은 하나회의 역할을 처럼회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회'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만든 육군 내 사조직이다. '처럼회'는 검수완박을 주도해온 민주당 내 강경파 초선모임이다. 김용민·김남국·최강욱·황운하 의원이 주동세력이다.
진 전 교수는 "대선 패배로 인지부조화에 빠진 지지층에게 뭔가 상징적 승리를 안겨줘야 했던 것"이라며 "푸틴과 비슷한 처지라고 할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차피 법이 엉망이라 앞으로 온갖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1일 YTN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이상민, 조응천 의원 등 비판이 많이 나왔는데도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예상과 달리 의외"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양향자 의원은 입장이 곤란했는지 기권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엔 당론과 달리 '소신'대로 정치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금태섭 학습효과' 때문이다. 금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하며 '조국 사태' 등 쟁점마다 소신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다 21대 총선 때 낙천해 탈당했다.
검수완박을 주도하는 처럼회는 강성 지지층을 뒷배경으로 당내 여론을 좌지우지해왔다. 강성 당원, 지지층은 수천, 수만통 문자폭탄을 퍼부으며 소신 정치인을 겁박해왔다. 이들에게 '좌표'를 찍히면 버티기 힘들다는 게 의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22대 총선을 앞둔 의원들은 저마다 '제2의 금태섭'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저는 민주당 의원 50명은 검수완박에 반대한다고 보고 있지만 '금태섭 학습 효과'가 있어 실제 반대 표결로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의원 말이 그대로 적중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