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50명 반대…'琴 효과'로 반대표결 안될 것"
진중권 "공천 못받을 두려움에 반대 목소리 못내"
琴 "나 잘되자고 정치하면 안돼"…소신투표 독려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2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와 관련해 "저와 만나는 민주당 의원 상당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저보고 '좀 막아달라'고 요청하는 의원들도 있다"고도 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다.
권 원내대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많다"며 "심지어 어떤 의원은 무기명 비밀투표를 했으면 좋겠다더라"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 발언은 검수완박에 반대하더라도 공개적으로 '소신 투표'를 하기 힘든 민주당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당론과 달리 '소신'대로 정치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분위기가 민주당에 팽배하다. 이른바 '금태섭 학습효과' 때문이다.
금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하며 소신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조국 사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놓고 당론과 충돌했다. 당 주류인 친문 세력과 번번히 맞섰다. 그러다 21대 총선 때 지역구 경선에서 패했다. 금 전 의원은 결국 민주당을 탈당했다.
무소속 양향자 의원은 전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는 민주당 의원 171명 중 50명은 검수완박에 반대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하지만 우리 당은 금태섭 전 의원 학습 효과가 있어 실제 반대 표결로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느 누구도 '내가 정치를 안 하는 한이 있어도 소신껏 하겠다'라는 분은 없을 거다"는 자조 섞인 전망이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당 소속 172명 의원 전원이 검수완박 법안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일사분란한 집단행동에는 초선모임 '처럼회' 위세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민, 김남국, 최강욱, 황운하 의원이 주동 세력이다.
이들은 강성 지지층을 뒷 배경으로 당내 여론을 좌지우지해왔다. 강성 지지층은 수천, 수만통 문자폭탄을 퍼부으며 소신 정치인을 겁박해왔다. 이들에게 '좌표'를 찍히면 버티기 힘들다는 게 의원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총선 때 공천 탈락은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이다. 금 전 의원은 이를 무릅썼다 희생됐다. 22대 총선을 앞둔 의원들은 저마다 '제2의 금태섭'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민주당 내부에서 몇몇 의원들이 (검수완박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만 이 사람들이 목소리를 못 내는 게 강성 지지자들이 어떻게 하는지 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 전 의원 사례를 언급했다. "반대 목소리가 많지만 드러내지 않고 끌려다니는 건 '금태섭 의원처럼 된다', 공천을 받지 못할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금 전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소신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양 의원의 '금태섭 학습효과' 거론을 소개하며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양심과 소신에 따른 표결을 못 한다면 정치를 하는 의미가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금 전 의원은 "정치를 하는 것이 개인이 잘 되자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민주당 의원들 중에도 자기 의견에 정치적 성패를 거는 소신 있는 분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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