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민생 집중…정치 쟁점 골몰 민주당 상황과 대비
윤호중 "文, 檢개혁 주문" vs 여영국 "강행에 우려"
與 혼란 분위기…천정배 "졸속, 심리적 균형 잃어" 문재인 대통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삼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마찬가지다.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해서다.
둘 중 누구라도 찬반을 밝히면 정치적 후폭풍은 메가톤급일 것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국은 블랙홀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윤 당선인 입장은 분명하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3월 4일 "검수완박은 부패를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검찰총장직을 던졌다.
그랬던 윤 당선인이 거리를 두는 건 더불어민주당에게 공세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검찰 대통령' 프레임에 빠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 임기 내 검수완박 입법을 끝낸다는 목표다. 윤 당선인이 취임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당선인이 검수완박을 공식 반대하면 민주당에게 '속도전' 명분을 줄 뿐이다.
윤 당선인측은 대신 '국민·민생'을 들어 '윤심(尹心·윤 당선인 마음)'을 우회 전달하는 모양새다. 윤 당선인만 빼곤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결사 항전 태세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 입장과 관련해 "이 문제가 지금 국회에서 뜨겁게 논의되는 만큼, 윤 당선인도 차기 정부의 인수를 앞두고 지켜보고 있다"고만 전했다.
이어 "여야가 오로지 국민의 삶에 집중해 민생을 회복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지혜를 발휘했으면 좋겠다"며 "대화의 소통을 더 활짝 열고 말씀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윤 당선인은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출범하는 데 집중하고 무엇보다 지금 현재 가장 몰두하고 전념하는 것은 국민의 민생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민생을 제쳐두고 정치 쟁점에 열올리는 민주당 상황을 윤 당선인의 관심사와 비교하며 검수완박 문제점을 에둘러 지적한 셈이다.
문 대통령도 '국민'을 앞세웠다.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 국회의 입법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전날 청와대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을 70분간 면담하면서다. 검수완박 찬반이나 거부권 의견은 드러내지 않았다.
'국회 입법도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는 민주당에게 입법 과정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부정적 여론이 높은 검수완박 법안을 일방처리하는 건 자중해야 한다는 뉘앙스로도 읽힐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해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논의 때 주문한 '속도조절' 같은 명확한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문심(文心·문 대통령 마음)'은 검수완박에 동조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거부권' 행사도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건 어떻게 해야 궁극적으로 국민의 권익을 지키고 국민의 인권을 지키느냐. 이 기준으로 검찰개혁을 해달라는 주문을 하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문 대통령은 입법 시기는 좀 조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뉘앙스 아니냐'고 묻자 윤 위원장은 "시기 조정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반대 해석도 나왔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총장이 검수완박에 반발해 사퇴하려는데 사표를 반려하고 메시지를 냈다"며 "제가 볼 때는 민주당의 밀어붙이기 강행처리에 일종의 우려를 표한게 아닌가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불명확한 '문심'에다 검수완박 신중론과 반발이 이어져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엿보인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SBS 라디오에 나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굉장히 졸속"이라고 혹평했다. "저도 민주당원이기는 합니다마는. 아마 대선에 지고 보니 (민주당이) 심리적 균형을 좀 잃고 있는 것 같다"고도 꼬집었다.
천 전 장관은 "언제부터인가 민주당에는 극히 독선적이고 전투적인 강경파가 득세하기 시작했다"며 "이 사람들은 자기 생각만 절대 옳고 합리적인 토론은 거부하면서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내보이는 사람에 대해서는 심지어는 같은 당 사람이라 하더라도 악마화한다"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검찰 출신 의원들도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응천 의원이 대표적이다. 조 의원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돌린 친전에서 "개정안 내용 일부는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 소속 송기헌, 소병철 의원은 소위를 바꾸거나 위원회에서 아예 이름을 뺐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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