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조국 닮은 윤석열·한동훈의 동행…벌써 내로남불?

허범구 기자 / 2022-04-14 10:09:25
文, 曺 임명 강행·두둔…갈등 방치·내로남불 낙인
尹, 韓 발탁해 檢 장악 의혹…공정·법치 역행 우려
이재오 "文과 똑같이 하나…통합·협치·소통 안돼"
조국 "민정수석 겸하는 王장관"…'조국 시간' 부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 당선인이 지난 13일 한 후보자 깜짝 인사를 발표하자 문 대통령과 조 전 장관이 소환됐다. 두 쌍의 동행이 판박이로 비쳐서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5월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식당에서 청와대 참모진과 청국장으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여민관으로 향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당시 조국 민정수석. [뉴시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을 너무 아끼다 공정·상식·통합을 저버렸다. 내로남불 낙인은 그 대가다. 윤 당선인도 같은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한동훈 인사'의 후폭풍은 14일에도 거셌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냥 법무부 장관이 아니다"라고 썼다. "윤석열 정부의 '왕(王) 장관'이자 '황태자'"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 △대통령 심복 중 심복 △민정수석을 겸하는 법무부 장관 △검찰 내부 '윤석열 라인'의 새로운 수장 등을 나열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전날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에 나가 조 전 장관 가족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내 인생을 걸고 지켜주고 싶다"고 했다. 

'한동훈 인사'는 조 전 장관을 되살리는 계기로도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더 이상 '조국의 강'을 건너려고 애쓸 필요가 없게 됐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조 전 장관 임명 강행 후 거센 역풍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내로남불 대명사인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권 부담을 키우고 중도층을 잃은 흑역사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2020년 1월 14일 조 전 장관에 대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다. '조국 사랑'이 재확인된 자리였다.

한 후보자에 대한 윤 당선인의 '애정'도 뒤지지 않는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 '분신'과 같은 존재다. 조 전 장관 낙마와 일가 사건 수사는 두 사람의 합작품이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충돌할 때 가장 힘이 돼 준 대검 참모가 한 검사장이었다. 그 여파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서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뒤 수 차례 좌천당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검사장을 '독립운동가'에 비유하며 중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이 그런 '최애' 측근을 검찰 인사권을 쥔 요직에 보내면 "문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최측근을 통해 검찰 권력을 장악할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새 정부 법무부 장관은 실세 중 실세다. 조 전 장관 말마따나 검찰 인사권 말고도 권한이 막강하다. 윤 당선인이 정권 교체 명분인 법치·공정 가치에 역행한다는 인상을 준다.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은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도 같은 편이지만, 같은 편이 볼 때도 인사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집권 초 첫 내각의 법무부 장관에 자기 사람을 앉힌다는 것은 법무부, 검찰·사법체계를 대통령 휘하에 두겠다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조국 사태'로 진영 대결이 격화하는 걸 1년 넘게 방치해온 사람이 문 대통령이다. 취임사에서 밝힌 통합 약속에 반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첫 단추를 잘못 꿴 건 야당, 여론의 강력한 반대에도 '조국 카드'를 고집하면서다.  

윤 당선인에게도 한 후보자 손을 놓겠다는 생각은 '1도' 없어 보인다. 윤 당선인은 전날 "절대 파격 인사는 아니다"며 한 후보자 장점을 한껏 부각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도 자랑했다.

그러나 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변은 "검찰 공화국 회귀 시도"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반발이 커지는 만큼 윤 당선인이 그토록 공언했던 국민 통합과 소통, 협치는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오 고문은 "윤 당선인이 주장한 것이 통합과 소통과 협치 아닌가. 한 검사장을 법무부 장관에 앉혀서 민주당과 소통이 되겠는가. 통합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고문은 "민주당이 청문회를 통과시켜 주겠는가. 안 된다고 하더라도 '그냥 내가 임명한다'(는 것)"라며 "지난 대통령과 똑같이 하려면 왜 정권을 교체하는가"라고 쓴소리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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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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