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검수완박' 반대…"극심한 혼란·국민불편 초래"

허범구 기자 / 2022-04-08 18:11:46
친여 김오수도 반대…"현상황 매우 무겁게 받아들여"
전국검찰 '검수완박' 집단반발…검사들 지휘부 압박
민주당 강경파 "못박아버리자"…檢과 정면충돌 전망
대검찰청은 8일 "정치권의 검찰 수사기능 전면 폐지 법안 추진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는데 반발하며 제동에 나선 것이다. 검찰과 민주당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대검은 이날 오후 "검사가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70여년간 시행되던 형사사법 절차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으로 극심한 혼란을 가져올 뿐 아니라 국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국가의 중대범죄 대응역량 약화를 초래하는 등 선진 법제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총장은 검찰 구성원들의 문제 인식과 간절한 마음을 깊이 공감하고 있고 현 상황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김오수 검찰총장의 입장도 전했다. '검수완박'에 대한 김 총장의 반대를 공식화한 셈이다.

대검은 "국민을 더 힘들고 어렵게 하는 검찰 수사 기능 전면 폐지 법안에 대해 국민을 위해 한번 더 심사숙고하고 올바른 결정을 해 주기를 정치권에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검수완박은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중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다른 기관으로 옮기는게 핵심이다. 검찰엔 기소권만 남는다.

민주당에선 강경파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전 4월에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다 처리해 못을 박아 버리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날 열린 검찰개혁 간담회에선 50여명이 참석해 2시간 동안 난상토론을 벌였다. '중수청법'보다는 검찰청법 개정 등에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다. 처리 시기를 두고선 강경론과 신중론이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강경파가 '검수완박'을 강행하려는데는 새 정부에서 이뤄질 수사에 대한 긴장감과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대위회의에서 검찰의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압수수색, 경찰의 (김혜경씨 법인카드 의혹) 경기도 압수수색 등을 거론하며 "정치탄압과 보복수사"이라고 쏘아붙였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전날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국회 법사위로, 법사위에 소속됐던 민주당 박성준 의원을 기재위로 사·보임했다. "민주당이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강행 처리하기 위한 꼼수"라는 해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왔다.

대검과 대구·대전·수원·인천지검 등 전국 검찰청은 긴급 회의를 열고 반대 입장문을 냈다. 일선 검사들은 집단 반발하고 있다.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오수 총장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일선 검사들은 이날 오전부터 '총장은 뭘 하고 있느냐.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형사제2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인 e프로스에 "검찰개혁에 관한 총장님 입장이 궁금하다"고 압박했다. 이 부장은 "소극적인 의사 표현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껍질에 목을 넣는 거북이마냥, 모래 구덩이에 머리를 박는 타조마냥 사라져버리는 분들을 조직을 이끄는 선배로 모시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일갈했다.

김 총장까지 반기를 든 만큼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면 검찰과 벼랑 끝 대치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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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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