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원희룡 분당을 빅매치?…이준석 "저격수 대기"

허범구 기자 / 2022-04-07 10:23:51
與 김병욱 성남시장 선거에 차출되면 분당을 보선
이준석 "李, 보선 출마할듯…맞설 투수 1명 대기"
대항마로 원희룡 안철수 거론…성사시 '미니대선'
분당을 대선득표율 李 40.5% vs 尹 56.7%…16%p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시나리오가 회자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 고문이 출마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후보를 저격하기 위한 투수가 1명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 후보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뉴시스]

그러자 민주당 조응천 비대위원은 7일 MBC라디오에 나와 "오지랖이 넓어도 너무 넓다"고 꼬집었다.

이 고문의 분당을 출마설은 성남시장 선거를 위한 김병욱 의원 차출을 전제로 한다. 김 의원은 분당을이 지역구인 재선 현역이다.

민주당은 성남시장 절대 사수를 외치고 있다. 성남은 이 고문이 두번 시장을 지낸 곳이다.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또 '대장동 의혹'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민의힘 시장'이 나오면 불씨가 살아나 이 고문의 대권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이 '이재명 사람' 투입을 추진하며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이유다. 김 의원은 이 고문 측근 그룹 '7인회' 소속이다. 조 비대위원은 "김 의원에게 성남시장으로 나오라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이달 중 김 의원을 성남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하면 분당을은 보선을 치러야한다. 이 고문에게 정치 재개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이 고문이 당에 복귀해 당권을 틀어쥐고 차기를 준비하려면 의원직을 갖는 게 유리하다. 

이 고문 거주지(수내동)도 분당을에 있다. 이 대표는 "이 고문이 수내동 살고 있지 않나. 그래서 분당 지역에서 나오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고문이 보선에 출마해 직접 뛰면 파급 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치 전문가는 이날 "이 고문이 등판하면 성남시장은 물론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경기지사 선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이 고문으로선 위험 부담이 너무 커 결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패할 경우 차기 유력 주자의 입지가 흔들릴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분당을은 표심도 보수 성향이 강해 험지나 마찬가지"라며 "이 고문이 불리한 여건을 감수하고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이 고문의 분당을 득표율은 40.58%(5만5277표)에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56.76%(7만7315표)를 얻었다. 윤 당선인이 이 고문을 16.18%포인트(p) 앞섰다. 

21대 총선 때 분당을에선 김 의원이 47.94%(6만8387표)를 득표했다. 2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김민수 후보는 45.11%(6만4342표)였다. 이와 비교하면 이 고문이 분당을에서 윤 당선인에게 많이 진 셈이다.

이 고문이 출전하면 분당을은 단박에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대항마'에 따라 지방선거 어떤 곳보다 더 많은 국민적 관심이 쏠릴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 고문에 걸맞는 '거물급'이 맞상대로 거론된다. 대선 기간 '대장동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순위로 꼽힌다.

▲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달 4일 제주시 롯데마트 앞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 후보 지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정만 기자]

원 전 지사는 인수위 기획위원장으로 활동중이다. 국민의당 대표인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물망에 오른다. 빅매치가 성사되면 그야말로 '미니 대선'이다.

이 대표는 '준비하고 있는 투수가 원 전 지사 아닌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아무도 얘기 안 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이 고문이 어떤 판단을 하는 지에 따라서 저희도 패를 맞춰보고 있다"며 전략적 대응을 구상중이라고 했다.

조 비대위원은 이 대표를 향해 "상대방 장수에 대해 너무 그렇게 쉽게 말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전장에서 돌아와서 갑옷 끈 풀고 있는 장수보고 다시 나가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분당을 출마를 반대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차기 주자들이 맞붙는 건 서로 정치생명을 건 모험인 만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 고문이 분당을 선거에 나오지 말라고 이 대표가 미리 초를 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 전 지사는 장관을 희망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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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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