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용퇴론 확산 여부 주목…지방선거 승패 달려
지도부, 대선책임자 공천배제 가능성…宋에 불똥?
친문 모임 "宋, 명분없는 내로남불식 출마 반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중량급 인사가 또 정치를 관뒀다. 청와대 최재성(57) 전 정무수석이다.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 좌장격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6·1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주류였던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 퇴조하는 흐름으로 보인다. 20대 대선에서 쇄신을 위한 '86 용퇴론'이 제기됐으나 흐지부지됐다. 패배 후에야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수석은 6일 페이스북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들과 함께 퇴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며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 믿었다. 그 믿음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까지 무겁게 걸머지고 온 저의 소명을 이제 내려놓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전 수석은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그룹 대표 주자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돼 내리 3선을 했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인재 영입을 주도하며 친문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86그룹 '맏형'인 김영춘 전 장관이 지난달 21일 정계은퇴를 전격 선언했을 때 세대 교체론이 다시 불붙는 듯 했다. 김 전 장관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3선 의원과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그는 여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에 나서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쇄신 불길은커녕 계파 갈등이 번졌다. 송 전 대표를 미는 친이재명(친명)계와 비토하는 친문 등 비명계의 마찰음이 커지고 있다. 제1당이 대선 패배에도 주도권 다툼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그런 만큼 최 전 수석 퇴장은 송 전 대표에겐 악재다. 송 전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 카드로 용퇴론을 띄웠던 당사자다. 그러나 최근 행보는 정반대다. 대선 패장인데도 서울시장 출마를 밀어붙이고 있다. 더욱이 당내 반발이 거세다.
서울시장 출마는 대권용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용퇴론 대상이 되레 과욕을 부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송 전 대표에게 '최재성 결단'은 출마 포기 압박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송 전 대표를 포함한 86그룹에게 더 강한 2선 후퇴 메시지로 읽힐 수 있어서다.
특히 최 전 수석은 '송영길 저격수'를 자처해왔다. '송영길 차출론'을 향해 "차출이 아니라 사실상 자출(스스로 출마)"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최 전 수석도 지방선거 도전을 꿈꿨다. 당내 경기지사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결국 뜻을 접었다.
둘 다 대선 패배의 책임과 새로운 세대의 역할을 강조하며 물러났다는 점에서 86그룹의 동반 용퇴를 종용했다는게 중론이다. 일각에선 최 전 수석이 '연쇄 퇴장 시나리오'를 겨냥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86세대 퇴진론 확산 여부에 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승패가 달렸다는 평가가 적잖다. 당 지도부인 비상대책위가 쇄신론을 수용해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럴 경우 송 전 대표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86그룹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공천에서 멀어진다.
친문 성향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 이사 13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86그룹 김민석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 "(최 전 수석) 마음이 짐작돼 더욱 아프다"며 "삶의 새 보람과 행복을 찾기를 기도한다"고 적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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