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 안팎 심긴 벚나무 조사로 대장정의 첫발 떼다 4일 오전8시 서울 여의도 국회 둔치주차장. 눈부신 아침햇살 아래 노란 점퍼 차림의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 2월 출범한 시민운동, 그 대장정이 첫발을 떼는 자리였다.
등엔 '왕벚프로젝트 2050'이 새겨져 있었다. 2050년까지 거리의 벚꽃을 우리꽃 왕벚으로 바꿔나가자는 뜻이다. 이들은 창립선언서에서 "벚꽃에 쌓인 역사의 먼지, 우리꽃 왕벚꽃으로 털어내자"고 했다.
"꽃잎 다치지 않게 어루만지면서, 즐기시면서 조사해주세요." 신준환 회장(전 국립수목원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열아홉 회원들은 둘, 셋씩 조를 지어 국회 안팎으로 흩어졌다.
국회 안팎에 심긴 벚나무의 정체를 확인하는 조사였다. 일본산인지, 우리꽃 왕벚인지 구별하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회원들의 손엔 '벚나무속 검색표'가 쥐여졌다. 예컨대 일본산 소메이요시노 벚꽃의 동아 바깥 인편은 털이 빽빽한데, 우리꽃 왕벚꽃은 털이 듬성듬성하다.
'왕벚프로젝트 2050'은 하루이틀후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결과는 예측 가능하다. 국회 안팎에 심긴 벚나무는 거의 일본산일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사당이 건립되던 당시 국내에서 대단위 식재를 할 만큼 벚나무 묘목을 조달하기는 어려웠다. 벚나무 묘목은 구하기 어려웠고, 게다가 비쌌다.
당시 벚나무 품귀는 '불편한 역사'의 산물이었다. 벚꽃은 일제강점기에 심겼다. 조선을 강탈한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방방곡곡 꽂혔다. 그렇게 심긴, 그 많던 벚꽃이 일제 패망 후 자취를 감췄다. 거리의 벚나무가 베어져 나갔다. 조선 대중의 분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부활했다. 1960년대 들어서다. 영향력 있는 일본인, 일본 기업과 단체가 재일교포와 함께 대거 묘목 기증에 나섰다. 모두 일본에서 건너온, 일본산이다. 진해의 벚꽃이 부활했고, 국회 벚꽃길도 그렇게 조성됐다.
'미래를 위한 친선인가, 식민지배의 향수인가.' 왕벚프로젝트2050은 창립선언서에서 벚꽃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벚꽃에 쌓인 역사의 먼지, 우리꽃 왕벚꽃으로 털어내자"고 앞장선 이유다. 왕벚꽃의 원산지는 제주, 해남이다.
참고도서 : <벚꽃의 비밀>
K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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