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 禹, 공들였던 서울시장 포기…宋은 급부상
연대 81학번 운동권 동지…엇갈린 길 가면서 멀어져
宋, 禹탈당 권유때 관계 틀어져…친명·비명 차이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4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고 탄식했다. T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다.
전략통인 우 의원은 "유력한 당대표가 딱 앉아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바깥에 있는 참신한 분이 어떻게 들어오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서울지역 의원들이 송 전 대표 서울 출마를 반대한 것을 언급하며 '이낙연 카드' 불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당시) 이재명 상임고문께서 이낙연 고문님을 삼고초려해 서울시장 나가달라고 부탁하는 모양이 아름답지 않겠냐. 그러면 그게 또 어떤 바람을 일으키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우 의원은 "이낙연 선배도 한참 후배하고 경선하겠느냐"며 "당이 '좀 살려주십시오, 선배님 아니면 안 됩니다'라고 읍소하지 않는 한 송 대표와 경선하면서까지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생각은 꿈도 안 꿀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 의원(60)과 송 전 대표(59)는 연세대 81학번 동기다. 연대 경영학과에 들어간 송 전 대표와 국문학과에 입학한 우 의원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40년 운동권 동지로, '86세대' 맏형 노릇을 해오며 밀어주고 끌어줬다.
그런데 우 의원이 최근 '송영길 비토론'의 선봉에 선 모습이다. '송영길 차출론'이 불거졌을 때 가장 먼저 저격한 사람이 우 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가 바로 그다음 선거의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우는 없다"고 못박았다. 서울시장 문제로 정치권 대표 '깐부'가 앙숙으로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 의원은 지난해 6월 정계입문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당 소속 의원 부동산에 대한 권익위의 전수조사 결과 투기 의혹에 휘말려 탈당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우 의원 포함 12명 의원에 대한 집단탈당 권유를 결정한 건 송영길 지도부였다.
우 의원은 "억울한 의원이 만들어지는 걸 당 쇄신에 활용하는 건 제 정치철학과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그런 우 의원을 송 전 대표가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9일 연세대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의 34주기 추모식에서 탈당 권유와 관련해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열이 하면 생각나는 게 우상호다. 제 동지이자 친구인데 저 때문에 이곳에 오지 못한 것 같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가 수 차례 집에 찾아와 읍소했지만 우 의원은 끝내 거부했다. 두 친구 관계는 그때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다. 우 의원은 두달 뒤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 그는 주변에 "굉장히 섭섭했다"는 심경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우 의원은 '마음의 상처'에도 대선 과정에서 송 전 대표를 도왔다. 송 전 대표는 이재명 전 대선 후보가 고전하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86 용퇴론'을 들고 나왔다. 우 의원도 총선 불출마 약속을 재확인하며 뒷받침했다. 우 의원은 신설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송 전 대표와 '투톱'으로 대선을 지원했다.
하지만 대선 후 두 사람은 엇갈린 길을 가며 거리가 멀어졌다. 우 의원은 패배의 책임을 지고 6·1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반면 송 전 대표는 지방 사찰을 돌더니 친이재명(친명)계가 부채질한 '차출론' 바람을 타고 출마를 강행했다. '이심(이재명 마음)'이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우 의원은 오랫동안 서울시장 도전에 공들였던 정치인이다. 그럼에도 대선 패배 지도부 일원으로서 꿈을 포기했다. 그러나 자신보다 책임이 더 큰 당대표가 욕심을 내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이 틀어지는 건 서로 다른 정치적 처지와 당내 역학 관계 탓도 크다. 우 의원은 서울 서대문구갑이 지역구인 4선 중진이다. 송 전 대표는 인천 계양구을의 5선 중진이다. 송 전 대표와 달리 우 의원이 느낄 법한 서울시장 선거 결과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서울지역 구청장들의 운명이 달려 있고 2년후엔 총선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송영길 카드'를 적극 반대할 만한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송 전 대표가 이 전 후보와 손잡고 주류세력 교체를 꾀하려는 것도 우 의원과 충돌하는 지점이다. 송 전 대표는 대선을 거치면서 친명계 대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우 의원은 친명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비명계다. 정치적 이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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