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에 직권남용 소지…감사원에 조사요청"
靑 "인수위, 눈독들였다니 놀랍다…그럴 자리 아냐"
文·尹회동 사흘만에 갈등조짐…집무실 이전에 악재? 대통령직인수위는 31일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신임 대표 임명에 대해 "몰염치한 알박기 인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사 요건 충족 여부 등에 대한 감사원 조사 요청 방침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8일 선임한 박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동기다. 청와대는 인수위 주장을 반박하며 불쾌감을 표했다.
임기 말 인사권 문제를 놓고 신구 권력이 다시 정면충돌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8일 청와대 만찬 회동을 갖고 겨우 봉합했던 갈등이 삐져나오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협조'를 약속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용산 이전도 속도를 내지 못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청와대 신혜현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각을 세웠다.
신 부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선임에 대해 인수위가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며 비난했기에 말씀드린다"며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으로는 살아나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의 경영 전문가가 필요할 뿐,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인수위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은 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 신임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원 부대변인은 "외형상 민간기업의 이사회 의결이라는 형식적 절차 거쳤다고 하나 사실상 임명권자 따로 있는거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자초하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성토했다. 이어 "정권 이양기에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부실 공기업에서 이런 비상식적인 인사가 강행된 것은 합법을 가장한 사익추구라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통령 동생의 동창으로 지목된 인사를 임명한 건 금융위 지침을 무시한 직권남용 소지가 다분하다"고도 했다.
인수위는 해당 사안이 감사의 대상이 되는지 감사원에 요건 검토와 면밀한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예고했다.
원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5년 전 취임하기 전에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정권교체기 인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고 쏘아붙였다. 인수위의 격앙된 분위기를 표출한 것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낙하산, 알박기 보은 인사를 중단하기 바란다"며 "민주당 정권에서 국민 혈세를 축낸 많은 무능한 낙하산 인사들도 부끄러움을 알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청와대를 지원사격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이 부처·공공기관의 주요 임명직 간부에 대한 이력 정보를 요구한 사실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은 벌써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재인 정부 찍어내기를 준비하고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청와대 회동에서 인사권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아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를 어떻게 하자'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에 해야 할 인사 문제에 대해 이철희 수석, 장제원 비서실장께서 국민 걱정을 덜 수 있게 잘 의논해 달라"고 했고 윤 당선인도 "이 수석과 장 실장이 잘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는 게 장 실장 설명이다.
결국 터질 게 터진 셈이다. 이번 충돌이 집무실 이전 협의 등 나머지 합의사항에도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단 양측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사 문제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집무실 이전 등 청와대 회동 후속 조치를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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