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칼끝 文 대통령 겨냥…윤석열 사단 작품"
감사원 "임기말 감사위원 제청 부적절"…尹 손들어줘
수사지휘권 폐지 尹공약에 대검 동의…김오수 재가
조응천 "金, 입장 바뀌었나"…박범계 "저는 갈 사람" 검찰이 25일 산업통상자원부를 압수수색했다. 산업부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을 받고 있다. 산업부 윗선의 압박을 받은 부처 산하 공공기관장들이 임기를 남긴 채 사표를 냈다는 내용이다.
서울동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부장 최형원)는 이날 오전부터 산업부 내 원전 관련 부서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강제수사는 3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2019년 1월 자유한국당은 이 사건을 고발했다. 자유한국당은 "산업부 국장이 한국전력 자회사 4곳 사장을 서울 광화문 한 호텔로 불러내 사퇴를 종용해 일괄 사표를 내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부 백운규 전 장관, 이인호 전 차관 등 4명을 직권남용 협의로 동부지검에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에 대해 "2019년부터 수사는 계속 진행해왔는데, 최근 대법원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확정판결이 나왔고 이 사안과 비슷하다보니 법리 검토의 일환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다.
검찰이 3년이나 미적대는 사이 제1야당은 이름을 국민의힘으로 바꿨다. 또 20대 대선에서 승리했다. 정권이 교체되자 검찰이 '새 정부' 눈치를 보고 수사에 돌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선 "정권교체가 실감난다"는 얘기도 들렸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2022년 3월 25일 오전 드디어 검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명목은 탈원전 정책을 위한 인사 비위 혐의와 관련한 압수수색"이라고 썼다. 이어 "칼끝은 문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다칠 것"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사단'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작품이다. 올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라며 "대통령 취임도 전에 터지고야 말았다"라고 개탄했다.
감사원은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문 대통령 임기 말 새 감사위원 임명 제청 요구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 인사권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감사원은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된 논란이나 의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와 새 정부가 협의되는 경우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과거 전례에 비추어 적절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공석인 감사위원 2명 인사를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다. 감사원 입장은 윤 당선인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대검찰청은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라는 윤 당선인 공약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대검 입장은 김오수 검찰총장의 뜻을 반영해 재가를 거친 것이다. 김 총장이 기존 입장을 뒤집고 윤 당선인을 향한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민주당에서 나온다.
조응천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BBS 라디오에서 "김 총장은 원래 입장이 이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입장이 바뀐 건지 아니면 내부 논리에 지금 굴복을 당한 건지 좀 궁금하다"고 직격했다. 조 위원은 "검찰이 현재로서는 수사·기소권을 다 갖고 있는 권력기관이기 때문에 통제,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는 (수사지휘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난처한 처지가 됐다. 그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사지휘권 폐지 반대를 재확인했다가 전날 업무보고를 하지 못했다. 박 장관에 분노한 인수위가 '패싱'한 것이다.
박 장관은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인수위 보고자료가 수십 페이지에 이르고 새 정부에 도움될 좋은 내용들이 많이 있다"며 "다음주엔 업무보고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해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는 "저야 이제 갈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이 한발짝 물러서며 몸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윤 당선인 인수위와 측근들이 점령군 행세를 하고 있다"며 "오래 못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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