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퇴원 축하난 보내
'건강하십시오' 문구…朴 "마무리 잘하시길 바란다"
尹 "찾아뵙겠다"…유영하 "朴, 尹에 별다른 말 없어" 전, 현 대통령과 당선인이 한날 메시지와 입장을 발표하며 동시 등판했다. 보기 드문 광경이다.
5월 10일이면 윤석열 당선인이 집권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해도 높은 지지율로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남권·보수층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입지는 아직도 만만치 않다.
세 사람이 정국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런데 서로 좋지 못한 기억이 많다. 향후 관계 설정이 주목되는 이유다.
신·구 권력은 며칠째 정면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24일 윤 당선인에게 다시 한번 만남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윤 당선인은)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한은 총재 후보자 지명을 비판했다. "매도인이 집 고치는 건 잘 안하지 않냐"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 윤 당선인과 '구원'이 깊다. 박 전 대통령으로선 문 대통령·윤 당선인이 주연·조연을 맡은 '적폐수사'로 4년 9개월 수감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강할 법하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퇴원 소식을 듣자 마자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구) 사저로 가셨다고 하니 (박 전 대통령) 건강을 살펴 괜찮으시면 찾아뵐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통령 취임식 초청 의사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에게 퇴원을 축하하는 난을 보냈다. 난에는 '건강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혔다. 축하난은 김한규 정무비서관이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청와대는 소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 달성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제가 이루지 못한 꿈들은 이제 또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이날 메시지는 정치 활동 재개와 관련한 함의를 담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친박 출신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YTN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명예회복을 해야하고 이를 위해선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보수 정치인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명예회복을 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명예회복 과정에서 문 대통령, 윤 당선인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지가 관심이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활동을 통해 세를 형성하며 영향력을 발휘하면 취임 후 윤 당선인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과 만나겠다는 뜻을 선뜻 밝힌 건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만남이 성사될 지는 유동적이다.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 대해 별다른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언론을 통해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할 것이라고 듣기는 했지만 직접 연락이 오지는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에게서) 연락이 온다면 박 전 대통령 결정을 듣고 알리겠다"고 말했다.
친박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한 언론과 만나 "탄핵 무효와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윤 당선인의 진솔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윤 당선인과 (일정 등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6년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수사팀장으로 활동한 윤 당선인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윤 당선인이 국민대통합을 하겠다고 하면 자유우파, 오른쪽에 있는 사람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명예회복에 주력하면 퇴임 후 문 대통령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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